미중 1단계 무역협상 남은 과제 산적

      2019.12.15 11:57   수정 : 2019.12.15 11:57기사원문



【베이징=조창원 특파원】미중간 1단계 무역협상 합의에 도달한 가운데 실제 이행 과정에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중국의 무역협상 합의 여부에 따라 미국의 관세부과 조치가 예고되고 있다. 더구나 미중 무역마찰의 구조적 문제를 다룰 2단계 협상 시기와 의제 폭을 놓고 신경전이 예상된다.



당장 1단계 합의에 대한 최종 서명 여부다. 미중 양국은 1단계 무역협상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내년 1월 첫째 주에 최종 서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이 미완의 스몰딜이라는 점에서 최종 서명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국의 1단계 합의의 이행 여부에 따라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확대키로 밝힌 가운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이 기존보다 향후 2년에 걸쳐 320억달러(약 37조5040억원)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또한 전반적으로 중국이 중요한 구조적 변화와 향후 2년간 제조업, 에너지, 농업, 서비스 등 4개 분야에 집중해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서비스의 추가 구매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구매방식과 시기 및 규모를 둘러싸고 미중간 마찰이 벌어질 수 있다.

1단계 완전 타결 이후 2단계 논의를 둘러싼 갈등도 만만찮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도하 포럼'에서 14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1월에 (1단계 합의가) 완전히 실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가장 중요한 문제는 1단계 합의의 이행이다. 그리고 2단계 합의를 위한 협상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므누신 장관은 "2단계 합의를 위한 중요한 문제들이 남아있다. '2단계 합의 A' '2단계 합의 B' '2단계 합의 C' 등이 있을 것이다. 지켜보자"고 밝혔다. 1단계 합의에 대한 중국의 성실한 이행을 전제로 2단계 협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특히 1단계 합의가 불이행될 경우와 2단계 협상이 파행을 맞을 경우 언제든지 미국이 추가관세 부과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미국은 15일 부과할 예정이던 중국산 제품 1600억달러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또 12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해오던 15%의 관세를 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다만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의 관세는 유지키로 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중 1단계 무역합의 관련 기자들과 만나 현재 남아 있는 대중 관세를 향후 협상에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500억 달러에 대해서는 25% 관세가 대체로 유지될 것"이라며 "이것들(남은 관세)을 2단계 합의를 위한 협상 테이블에서 사용할 것이다. 그들(중국)은 이(협상)를 즉각 시작하길 원하는데 나는 괜찮다"며 "우리는 선거 이후까지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들은 이보다 빨리 시작하길 원했다. 괜찮다. 따라서 우리는 협상을 곧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1단계 무역합의를 전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자국 경제에 미칠 충격파가 크기 때문에 1단계 합의를 서둘러 봉합하는 게 시급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전문가들이 이번 합의와 관련, 미중간 갈등이 재연될 수 있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내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환경 변화에 따라 중국에 대해 변덕을 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왕융 베이징대 국제정치경제연구센터 주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급변할 경우 새로운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1단계 합의의 불안정성을 지적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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