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 취소·유니폼 화형식…中 '외질 때리기' 나섰다
2019.12.17 08:08
수정 : 2019.12.17 09:40기사원문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터키계 독일 축구선수인 메수트 외질이 자신의 SNS를 통해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을 비판하자 중국 축구팬들이 외질의 유니폼 화형식을 거행하는 등 외질 때리기에 나섰다고 영국의 BBC가 17일 보도했다.
◇ 외질 중국 정면 비판: 외질은 지난 13일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 등에 터키어로 "중국에서 쿠란이 불태워지고 모스크는 폐쇄되고 있으며 무슬림 학교도 금지 당했다. 종교학자들은 하나씩 살해되고 있다.
외질은 이어 "위구르족들은 박해에 저항하는 전사들"이라며 "수년 후 기억할 것은 폭군들의 고문이 아니라 무슬림 형제들의 침묵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질은 국적은 독일이지만 터키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이다. 그는 현재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팀인 아스널에서 활약하고 있다.
◇ CCTV 외질 경기 중계 전격 취소: 이 글이 올라온 뒤 CCTV는 외질이 선발 출전한 경기 중계를 취소하고 손흥민이 선발 출전한 토트넘과 울버햄프턴의 경기를 중계했다.
CCTV는 중계 중단 소식을 전하며 트위터 계정에 "외질의 터무니없는 발언이 중국 팬을 실망시켰다"며 "이번 사건으로 외질의 이미지는 망가졌으며, 아스널과 프리미어리그 측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중국축구협회 또한 외질과 아스널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 일부팬들 외질 유니폼 화형식: 일부 중국 팬들은 아스널·외질 팬 탈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중국의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5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 아스널은 중국에서 손꼽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유럽 축구팀이다. 외질도 400만 명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는 "한 팬은 외질의 등 번호가 적힌 아스널 셔츠를 불태우는 영상까지 게재했다"며 중국 팬들의 분노를 전했다.
◇ 중 외교부까지 공식 논평: 중국의 축구팬들뿐만 아니라 중국 외교부도 공식 논평을 낼 정도다.
중국 외교부는 16일 외질의 발언과 관련, "가짜뉴스에 눈이 먼 듯하다"고 비판했다.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아스널에서 뛰고 있는 외질의 발언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이같이 밝혔다.
겅솽 대변인은 "외질이 신장을 가봤는지는 잘 모르지만, 가짜뉴스에 눈먼 듯이 보인다"며 "그는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을 포함한 모든 중국인을 보호한다는 점을 잘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겅솽 대변인은 이어 "나는 신장의 정치안정, 경제발전, 민족단결, 사회화합을 그에게 말해줄 수 있다"며 "외질이 그 모습을 보기 위해 신장을 방문한다면 환영한다"고 말했다.
◇ 제2의 NBA 사건: 이번 사건은 지난 10월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가 CCTV가 미국 프로농구(NBA) 중계를 잠정 중단한 사건과 비슷하다.
NBA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레이 단장은 트위터에 “자유를 위한 싸움. 홍콩과 함께"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CCTV로부터 경기 중계 및 각종 협력·교류 중단을 통보받았다.
이외 다른 중국 기업까지 NBA 보이콧에 나서자 모레이 단장은 트위터에 "중국 내 로키츠 팬들과 친구들을 공격할 의도는 없었다"며 뜻을 굽혔고, NBA도 성명을 통해 "모레이 단장의 발언이 중국 팬들을 불쾌하게 만들었다"고 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