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국회의장·당대표 거친 'Mr.스마일'

      2019.12.17 14:33   수정 : 2019.12.17 15:12기사원문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임으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국무총리로 지명했다. (청와대 제공) 2019.12.17/뉴스1

(서울=뉴스1) 이우연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20대 국회 전반기(2년) 국회의장을 역임한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69·서울 종로)을 지명했다.

20대 국회 전반기(2년)에서 국회의장을 역임하고 내년 총선에서 종로 출마를 준비 중이었지만 총리직 수락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

정 후보자는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쌍용그룹에 입사해 상무이사까지 지내는 등 17년간 샐러리맨의 길을 걸었다.



그런 그가 정치권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은 쌍용그룹에서 미국 주재원으로 일하던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의 정계 입문 제안 때문이었다.

1995년 김 전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을 지낸 정 후보자는 1996년 16대 총선 때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 지역을 시작으로 이 지역에서 18대까지 내리 4선 국회의원을 했다.


19대 때는 '정치 1번지' 서울 종로로 지역구를 옮겨 5선에 성공했다. 20대 총선에서도 당시 여권 잠룡이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꺾으며 6선에 올랐다.

그는 남다른 리더십을 보여주며 여러 차례 당과 정부, 국회 운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도 했다.

당에서는 임시의장을 포함해 열린우리당 의장 두 번, 통합민주당 대표 한 번 등 총 세 번의 당대표를 지냈다.

2005년 10·26 국회의원 재보선 패배로 어수선한 당의 과도체제에서 사령탑을 맡아 당내 갈등을 수습하는 한편 행정도시특별법·과거사법·사학법 등 개혁입법을 처리하는 강단을 보였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1월엔 당·청 갈등 상황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임명돼 재임 기간 11개월 동안 수출 3000억 달러 시대를 열었다.

2007년 2월 당시 좌초 위기였던 열린우리당 의장에 합의 추대된 그는 민주진영 통합과 대선 경선을 관리했다.

2009년 민주당 대표 시절에는 의원직 반납, 단식 투쟁을 통해 미디어법 강행 처리에 반발하기도 했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親노무현)계를 측면지원하는 범친노로 분류되기도 하는 그는 2012년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하기도 했지만, 당시 문재인·손학규 등 후보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 때도 '친노의 수장'으로 불리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 밀려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했고, 20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도 강기정, 오영식, 전병헌 등 소위 '정세균(SK)계' 의원들이 모두 낙마하면서 세(勢)위축의 고충을 겪었다.

그러나 20대 총선에서 오 전 시장을 10%포인트 이상 격차로 꺾어 6선에 성공하고 국회의장직까지 거머쥐며 화려하게 재도약했다.

정 후보자는 의장에 취임하자마자 국회 청소노동자의 직접고용을 관철하고 임기 중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을 처리했다.

정 후보자의 강점으로는 '온화하고 탈권위적인 성품'과 '경제 전문성'이 꼽힌다.

국회 출입 기자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신사적인 의원에게 수여 하는 '백봉신사상'을 15차례 받아 정치권에서 '미스터 젠틀맨'·'미스터 스마일'과 같은 별칭을 얻었다.

20·30세대에게는 SNS 속 탈권위주의적 모습으로 '균블리(정세균+러블리)'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쌍용그룹에서의 실물경제 현장 경험과 산자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쌓은 정책 경험 때문에 '경제 정책통'으로 불리기도 하는 정 후보자는 한일관계가 위기에 빠져들자 민주당의 소재부품장비인력발전특위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방미단을 이끌며 워싱턴 DC에서 일본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는 등 '위기 상황' 해결사로도 활약을 펼쳤다.


의전 서열 2위의 국회의장이 총리가 된 사례가 없다는 점은 총리 지명 이후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위기상황에서 '소방수'로는 그만한 인물이 없다고 지인들은 입을 모은다.


최근까지도 정 후보자 스스로조차 의장 출신이 총리직을 맡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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