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기록' 李총리 다음 행보는 종로 출마?…대권 시동
2019.12.17 15:04
수정 : 2019.12.17 15:45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현철 기자 =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후임자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인선되면서 이 총리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총리의 자리에서 안정적인 국정 운영과 신속한 현안 대처에 높은 평가를 받아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오후 2시30분 청와대 프레스룸인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이 총리의 후임에 정 의장을 지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 총리님이 내각을 떠나는 것이 저로서는 매우 아쉽지만 국민들로부터 폭넓은 신망을 받고있는 만큼 이제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놓아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어느 자리에 서든, 계속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사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후임 총리가 인선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내년 총선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의 총·대선 출마설에 대해 줄곧 "저도 정부·여당에 속한 일원으로 거기서 뭔가 일을 시키면 합당한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이 총리는 이미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총리직을 수행하면서 민주당 개혁성향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와 비공개 회동을 이어가는 등 비문 인사들과의 소통을 강화해왔다.
여권으로서는 최근 안희정·이재명·김경수·조국 등 잠룡들이 악재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각종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이 총리를 어떻게든 총선에 활용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최근까지도 '마땅한 후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유임설까지 나돌았지만 결국 여의도의 강한 요구에 내년 총선에 민주당 구원투수로 나서게 됐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이 총리가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함께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고 정 후보자의 지역구인 종로에 나서 중량감을 키울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후보자가 지역구인 종로를 꽉 쥐고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비교적 잠잠했을 뿐, 무주공산이 된 종로는 앞으로 대권주자급들이 총선에 나서기 위해 치열하게 눈치싸움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 종로가 가지는 상징성은 크다.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 모두 종로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 대통령이 됐다.
이에 야권 대선주자 1위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종로 출마설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이 경우 각종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달리는 두 잠룡이 대선 전초전을 벌이는 그림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이 총리가 총선에서 큰 역할을 수행할 경우 자연스레 대권을 향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총리 출신 상당수가 대권 주자로 거론됐지만 실제로 목표를 이룬 사람이 없다는 것은 넘어야 할 산이다. 그만큼 그동안 총리 이력은 대통령제 국가에서 애매한 위상에 그쳐왔다. 10대 대통령 최규하가 총리 출신이지만 '체육관 선거'로 뽑힌 간선 대통령인 데다, 전두환과 신군부가 실권을 쥐고 있던 시기라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또 당내에서 이 총리의 세력이 없다는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를 위해 이 총리는 최근 자기 사람들을 내년 총선에서 당선시키기 위해 물밑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