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스트라이트 폭행 방조' 김창환 회장, 2심서도 집행유예

[파이낸셜뉴스] 보이그룹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에 대한 폭행을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창환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이관용)는 20일 김 회장에게 1심과 같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멤버 이승현군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프로듀서 문모씨에게는 징역 2년을 선고한 1심과 달리 징역 1년 4개월을,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에는 1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회장에 대해 "만 14세 아이에게 뒤통수를 쳐가면서까지 담배를 권하는 것이 평소 김 회장의 행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정서적 학대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의 "장난기 섞인 농담이었다"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재판부는 또 문씨에게 폭행당하던 승현군의 '살려달라'는 말을 듣고 김 회장이 '살살해'라고 한 것도 아동학대 방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살살해'라는 뜻은 문맥상 문씨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승현군은 이후 문씨에게 더 맞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뒤통수를 때리긴 했지만 폭행에 가담하지는 않았다"며 "실형을 할만큼 중한지를 여러번 생각했지만 그정도에 이르는 것은 아니어서 형을 높이거나 낮출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문씨에 대해서는 "장기간에 걸쳐 상습적으로 신체적, 정서적 학대를 저질렀고 학대 정도도 가볍지 않아 죄질이 불량하다. 음악 연습생들을 가르치는 방식이 꼭 욕설과 폭력이 행사돼야 하는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들 부모도 눈치를 챘지만 진로에 도움이 될까 참고 아이들을 맡겼다"면서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들은 상당한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쉽게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날 판결 후 피해 형제 측은 "김 회장이 단순히 혐의를 부인하는 것을 넘어 혐의를 벗기 위해 다른 멤버들이나 문씨에게 위증을 교사하는 등 사법절차를 우롱하고 2차 가해를 계속하는 데도 집행유예의 선처를 베푼 데 커다란 아쉬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에서 그 정당성을 따져볼 수 있도록 상고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검찰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지난 2015년 3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문씨가 회사 등지에서 피해 형제를 폭행한 것을 묵인하고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16년 3월 이들 형제에게 전자담배를 피울 것을 강요하고 이를 거부하자 뒷통수를 때려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1심은 "문씨 진술보다 피해 형제 진술에 더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 폭행 사실이 인정된다"며 "김 회장은 폭행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하는 태도를 보여 아동학대 방조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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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이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