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제철(製鐵)노동요 '울산쇠부리소리' 문화재로 지정
2019.12.26 10:43
수정 : 2019.12.26 10: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쇳물난다 불매야/ 디뎌봐라 불매야/ 저쪽구비 불매야/ 어절시구 불매야/ 신명난다 불매야"
‘울산쇠부리소리’는 풍철(豊鐵)을 기원하는 노동요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다. 철광석을 녹여 철을 만드는 힘든 일을 하는 풀무꾼의 애환과 소망이 담겨 있다. 이런 ‘울산쇠부리소리’가 울산시 무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됐다.
울산시는 26일 이같은 내용과 아울러 울산쇠부리소리보존회를 보유단체로 인정한다고 지정고시했다.
'쇠부리'는 토철이나 사철, 철광석과 같은 원료를 녹이고 다뤄 가공하는 모든 제철작업을 일컫는다. 쇠부리소리는 쇠부리 작업의 과정 전체를 통해 불렀던 소리의 통칭이다.
쇠부리 불매소리, 쇠부리 금줄소리, 애기어르는 불매소리, 성냥간 불매소리로 구성된 울산쇠부리소리는 1981년 울산MBC (프로듀서 정상태)가 울주군 두서면 인보리에 생존해 있던 마지막 불매대장인 고(故) 최재만(1987년 별세)의 구술과 소리를 녹화해 소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어 1982년 쇠부리 후손인 김달오가 구연한 도덕골 「쇠부리불매소리」가 지금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쇠부리소리는 울산의 지역적 특징과 정체성을 보여주는 문화자산이기도 하다. 울산의 철 생산은 삼한시대부터 시작됐다. 생산지는 울산시 북구에 있는 달내(달천)철장으로, 이의립의 후손들에게 237년간 승계되어 오다가 일본인에 의해1908년에 약탈당한 바 있다. 해방 이후에도 채광이 이루어졌지만, 토철이 바닥나면서 1993년에 폐광됐다.
시 관계자는 “울산쇠부리소리는 삼한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철생산이 이뤄진 산업도시 울산의 자부심을 북돋우는 중요한 문화자산으로서 지속적인 자료 수집, 연구와 활용을 통해 계승·보존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는 국가지정문화재 28건, 시지정문화재 121건의 지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무형문화재는 제1호 장도장, 제2호 일산동당제, 제3호 모필장, 제4호 울산옹기장, 제6호 벼루장 등 5종목이다. 제5호는 취소됐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