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이런 박물관은 처음이지?

      2019.12.27 04:00   수정 : 2019.12.27 04:00기사원문
추운 겨울이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은 "이불 밖은 위험해"라며 움츠러든다. 긴 겨울방학 동안 아이들과 국내여행을 떠날 계획이라면 추위 걱정없는 박물관에서 '학습과 체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어떨까. 거기에 주변 관광지까지 둘러보고 지역 고유의 맛까지 즐길 수 있다면…. 한국관광공사는 2020년 첫번째 '추천 가볼만한 곳'으로, 방학을 맞이한 아이들과 함께 떠날 수 있는 '어린이를 위한 박물관'을 꼽고 있다.



우주선 타고 시간 여행 '연천 전곡선사박물관'


전곡선사박물관은 동북아시아 최초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발견된 연천 전곡리 유적에 위치한다. 국제 설계 공모를 거쳐 완공된 박물관 건물은 원시 생명체와 우주선을 결합한 모양새다.
박물관은 상설전시실, 고고학 체험실, 3D영상실 등을 갖췄고, 아이부터 어른까지 즐길 만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곡 구석기나라 여권'을 이용해 본인의 얼굴과 선사시대 인류의 얼굴을 합성해보는 체험은 아이들의 취향을 저격한다. 상설전시실에서는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듯한 정교한 모형으로 인류의 진화 과정을 소개한다. 고고학 체험실에서 고인류 VR, 냉동 미라 '외찌' 체험도 즐겨보자.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은 휴관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선사시대 유적이 많은 한탄강과 임진강 물줄기 따라 여행을 곁들여도 좋다. 다양한 휴양 시설을 갖춘 한탄강관광지, 하수종말처리장을 공원으로 꾸민 임진 물새롬랜드, 고구려의 독특한 축성 방식을 보여주는 연천 당포성, 고려왕조 4명의 왕에 대한 제사를 지내던 연천 숭의전지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어린이들의 보물섬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


추운 겨울 재미도 느끼고 학습 효과도 높이고 싶다면 강원도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으로 떠나자. 이곳은 다양한 체험 시설을 통해 상상력을 키우고 애니메이션에 대한 흥미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애니메이션 박물관은 카메라 렌즈 속으로 들어가면서 관람이 시작된다. 초창기 애니메이션 작품과 포스터, 촬영용 카메라와 영사기 등 애니메이션 관련 자료를 관람하고, 특별한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사운드를 만들어보는 폴리 아티스트 체험, 애니메이션 기법을 몸으로 경험하는 핀 스크린 체험, 애니메이션에 내 목소리를 입히는 더빙 체험이 인기다. 또한 다양한 로봇을 조작해 볼 수 있는 토이로봇관도 빼놓을 수 없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7회 공연하는 로봇 댄스도 인기다. 아기자기한 벽화가 가득한 효자마을 낭만골목도 가보자. 춘천낭만시장에서 주전부리를 맛보고, 곳곳에 있는 재미난 그림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고즈넉한 춘천의 멋을 느끼고 싶다면 이상원미술관을 추천한다.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이 인상적이다.

체험 프로그램 풍성 '음성 한독의약박물관'


'우리 선조들은 소화가 안 될 때 어떻게 했을까? 서양에서는 사람에게 동물 피를 수혈한 때가 있었다는데 왜 그랬을까?' 한독의약박물관은 동서양 의약 관련 유물을 전시하고 있으며, 소화제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 등을 통해 이런 궁금증을 해결하고 지식을 넓힐 수 있다. 국내 최초 전문 박물관이자 기업 박물관으로 1964년 개관했다. 무료로 개방하고 있으며, 연령대별 맞춤 프로그램이 충실해 가족여행 코스로 제격이다. 19세기 독일 약국을 재현한 특별전시실과 페니실린을 처음 발견한 플레밍 박사 연구실은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약국 안 약장과 약병은 모두 독일에서 가져온 진품들이다. 가족 단위 체험 프로그램들은 매달 홈페이지에 공지되며, 온라인에서 예약한 뒤 이용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추석 연휴에 휴관한다. 코리아크래프트브루어리는 토요일 오후 1시와 3시에 시음을 포함한 투어를 진행한다. 탭룸에서 갓 만든 생맥주를 화덕 피자, 소시지와 함께 즐길 수도 있다. 용성3리에 있는 음성 운곡서원도 돌담길과 나무들이 자아내는 운치를 느껴볼 만한 하다.

기억해야 할 역사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일제강점기 참혹한 수탈이 할퀴고 간 군산은 상처투성이다. 무수한 약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거리는 생생한 고통의 기록이자, 잊지 말아야 할 역사가 됐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일제 수탈의 근거지로 왜곡된 성장을 겪은 도시의 상처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3층 근대생활관에는 일제의 수탈과 탄압을 짐작할 수 있는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일제강점기 군산의 다양한 풍경도 재현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군산 최고 번화가였다는 영동상가 맞은편에는 산비탈로 쫓겨난 도시 빈민이 거주하던 토막집이 있어 대비된다. 채만식이 장편소설 탁류에서 '미두장'으로 표현한 군산미곡취인소도 눈에 띈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9시, 첫째·셋째 월요일과 1월 1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이다. 박물관 오른쪽으로 구 군산세관 본관이, 왼쪽으로 구 일본제18은행 군산지점과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이 이어진다. 진포해양테마공원에는 군산내항 뜬다리부두가 자리를 지킨다. 낡은 기찻길을 걸으며 옛 추억에 젖어보는 경암동철길마을도 가깝다.

가야로 통하는 시간의 문 '국립김해박물관'


국립김해박물관은 잃어버린 왕국, 가야를 만나는 공간이다. 새해를 맞이하며 찬란하게 빛난 가야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국립김해박물관은 가야뿐 아니라 부산·경남 지역의 선사시대, 변한의 문화와 유물까지 아우른다. 창원 다호리에서 발굴된 통나무관, 국내 최대 신석기시대 공동묘지로 추정되는 부산 가덕도 유적의 유물도 전시되어 있다. 무료로 진행되는 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가야 왕국의 건국부터 소멸에 이르는 변천사를 자세히 알 수 있다. 본관과 이웃한 어린이박물관 '가야누리'는 놀이와 배움을 결합한 공간이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체험이 많아 가족 여행객에게 적합하다. 국립김해박물관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휴관일은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가까이에 있는 김해 수로왕릉은 가야 왕국의 시조 수로왕 무덤이다. 김해가야테마파크는 김해의 랜드마크이자 인기 관광지다.
김해분청도자박물관도 가볼 만하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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