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DLF 제재심 앞두고 '회장 연임' 정면돌파 택했다

[파이낸셜뉴스] 우리금융지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30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하면서 DLF(파생결합펀드) 사태와 관련, 내달 열리는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앞두고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내달 열리는 1차 제재심 직후에 그룹 임추위를 열어 차기 은행장과 카드사 사장 등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이르면 내년 1월 9일이나 16일에 1차 DLF 제재심을 앞두고 있다.

제재심에 앞서 금감원은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등에 금융회사 및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최대 중징계까지 가능하다는 사전 통보를 보낸 상태다. 금융회사에 대한 제재 수위는 '기관주의-기관경고-영업정지'가 있는데 기관경고 이상이 중징계다.

또 CEO에 대한 제재는 '주의-주의적경고-문책경고-직무정지-해임권고' 등 5가지 단계가 있는데 문책경고 이상이 중징계로 분류된다. 해임권고시 5년간, 직무정지는 4년간 금융회사 임원 선임이 제한되며, 문책경고는 잔여 임기를 마칠 수 있지만 3년간 임원 선임에 제한을 받는다.

일단 제재심에서 중징계가 예고된 상황이지만, 우리금융 임추위는 조기에 손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단독 추천하며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은 제재심으로 인한 혼란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차기 회장에 대한 윤곽이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 만약 1차 제재심에서부터 (차기 회장으로) 가장 유력한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가 나왔을 경우 차기 회장 선임과 임원 인사 등을 놓고 우리금융 전체가 적잖은 혼란에 빠질 수도 있는 만큼, 사전에 어느 정도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가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1월 16일에 1차 제재심이 열리고 1월 말에 2차 제재심, 향후 30일 이내 재심 요청과 또 60일 이내 금융감독원에서의 최종 통보 및 제재심 확정이 이뤄지는 절차가 남아있는데, 이처럼 제재심 확정까지 상당한 시간과 과정이 소요되는 측면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한 손 회장이 실제 중징계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전통보는 검찰의 구형에 해당하고, 제재심 결정이 법원의 판결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는 점에서 실제 제재심 결과는 이 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3월 말 주주총회 이전에 제재심에서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가 최종 확정될 경우 이후 열릴 주총에서 차기 회장 연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임기 3년의 차기 회장은 이사회와 내년 3월 정기주총 승인을 거쳐야 회장으로 취임한다. 우리금융은 지주회장 유고 시 경영공백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사회 결의를 통해 지주 선임 부사장을 대행체제로 전환 후 즉시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리금융은 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직체제를 마무리하고 지주사 대표이사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해 운영할 방침이다. 향후 연임에 최종 성공한다면 손 회장은 우리금융의 숙원인 완전 민영화 및 증권사·보험사 대형 M&A(인수·합병)를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확충 등 그룹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경영관리에 전념하고, 새로 선임될 은행장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통한 고객중심 영업, 내실경영에 기반한 은행 영업력 강화 및 리스크관리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룹 임추위가 내년 금융당국의 제재심의위원회와 설 명절 사이에 열릴 것이고, 여기서 차기 은행장과 카드사 사장 등에 대한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