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 대리점 업계 "배달앱·제로페이 수수료 배분하라"

      2020.01.07 18:24   수정 : 2020.01.07 18:24기사원문
카드 수수료 인하로 고사 위기에 직면한 부가통신업자(VAN·밴) 대리점 업계가 배달 앱 업체와 제로페이를 운영하는 한국간편결제진흥원에 가맹점 관리비 명목의 수수료 배분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배달 앱 업체들이 반발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밴 대리점 업체들은 배달 앱 업체와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이 배달 앱 주문 및 제로페이 결제 시 가맹점의 카드 단말기를 이용하면서도 지금까지 아무런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며, 이들에 대해 가맹점 관리비 명목으로 수수료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

수수료 정률제와 카드 수수료 인하로 카드결제 수수료가 크게 줄자 궁여지책으로 밴 대리점 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수익 배분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조영석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 사무국장은 "우리가 관리하는 시스템을 사용하면서도 아무런 비용을 내지 않는 것은 무임승차"라며 "한국간편결제진흥원과는 지난해 말 업무협약을 맺었고 앞으로 가맹점 관리에 대한 수수료 배분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배달 앱 업체들은 수수료 배분 요구에 반발하고 있다. 배달 앱 관계자는 "밴 대리점에선 카드 단말기를 대리 판매할 뿐이고, 사용 권한은 이를 구매한 가맹점주에게 있다"며 "휴대폰 구매자가 자신의 휴대폰에 앱을 설치할 때 (앱 개발 업체에) 설치 수수료를 내지 않는 것처럼, 수수료를 낼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밴 대리점 업체들과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밴 대리점 업계에 따르면 카드 조회기로 이뤄지는 결제의 90% 가량이 5만원 미만의 소액결제인데 정률제 시행으로 결제금액 5만원 미만 모든 구간의 수수료가 인하됐다. 2016년 밴 대리점이 밴사로부터 받는 신용카드 수수료는 결제 건 당 52원으로 동일했지만 수수료 정률제 시행 후 결제금액 5만원 미만의 모든 구간에서 줄었다.
가장 하락폭이 큰 결제금액 5000원 구간은 2018년 승인수수료가 0원에서 지난해 -13.9원이 됐다. 매입 수수료 30원을 더해도 16원 밖에 이익이 남지 않는다.


밴 대리점 업계 관계자는 "밴 대리점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며 "카드사와 밴사는 전자지급결제대행(PG) 이용 건수가 늘고, 수수료 인하 부담 상당부분을 밴 대리점에 전가해 지난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king@fnnews.com 이용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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