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문화예술의 자유, 최대한 보장...블랙리스트 다신 없을 것"
2020.01.08 20:57
수정 : 2020.01.08 21:5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다시는 없을 것"이라며 문화예술의 자유 보장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열린 '2020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 및 신년음악회'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문체부의 블랙리스트 사태 때문에 우리의 문화예술의 자유에 대해 고통을 준 점에 대해 정말 죄송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란 박근혜 정부에서 야당 후보인 문재인이나 박원순을 지지한 예술인과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를 하거나 시국선언을 한 문화예술인에 대해 정부의 지원을 끊거나 검열 및 불이익을 줄 목적으로 비밀리에 작성한 블랙리스트를 말한다.
문 대통령은 "그 일 때문에 문체부 내부도 굉장히 침체가 됐는데, 지금은 많이 벗어났다"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를 찾은 건 취임 후 처음이다. 그동안은 부인 김정숙 여사가 챙겨왔다. 문화 예술을 통한 화합과 희망의 메시지를 함께 나누기 위한 차원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문화예술인들의 △생활 안정 △창작 지원 △복지 보장도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 문화예술인들의 고용보험제를 법제화 하는 입법도 나가있고, 또 문화예술인들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법안들도 지금 국회에 계류 중에 있다"며 "문화예술인들이 생활에 대한 걱정 없이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그것을 통해서 대한민국을 더 자랑스러운 나라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해외에서 직접 접한 한류 문화의 인기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해외 정상들 사이에서의 한국 드라마, K-POP 인기를 언급하며 "우리 문화·예술은 정말 우리 대한민국을 빛내주고, 대한민국을 아주 자랑스러운 나라로 그렇게 만들어주고 있다"며 "덕분에 저도 외국에 나가거나 외국 정상들을 만날 때면 어깨가 으쓱해진다. 이렇게 대한민국을 자랑스러운 나라로 만들어주신 우리 문화예술인 여러분께 정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 "우리가 우리의 (문화예술의)수준을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아직도 많은 분들이 고정관념처럼 한국이 경제적으로는 아주 성장했지만 문화라든지, 민주주의라든지, 시민의식 같은 것은 아직은 멀었다, '우리가 GDP의 규모가 세계 11위인데, 경제적으로는 크게 선진국이 되었지만 나머지 분야는 아직도 후진국이야'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그러나 그렇지 않다. 우선 우리 문화예술은 전 세계가 찬탄할 정도로 아주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고, 민주주의나 시민의식 면에서도 지금 전 세계가 극우주의나 포퓰리즘의 부상 때문에 민주주의의 위기를 말하고 있는데, 우리가 촛불혁명으로 보여준 정말로 아주 문화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에 전 세계가 경탄을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작가 조정래,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 안숙선,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설치미술가 이주요, 도예가 김시영, 건축가 한양규, 만화가 이수인, 발레리나 고아라(청각장애인), 국악인 송소희, 배우 유동근, 정보석, 손현주, 문소리, 예능인 엄용수, 송은이, 가수 양희은, 김종진, 황치열, 디자이너 이상봉, 홍은주, 석창우(의수화가) 등 한국 문화예술계를 빛낸 문화예술인과 전도유망한 신예 예술인과 대한민국예술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등 문화예술계 기관·협·단체장 총 80여명이 참석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