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살배기 여친 아들 폭행 살해 20대 男, 항소심서도 징역 21년
2020.01.09 12:03
수정 : 2020.01.09 13:50기사원문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여자친구의 2살 배기 아들을 목졸라 살해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21년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노경필)는 9일 살인, 특수감금, 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모씨(23)에게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그대로 실형을 선고했다.
정씨는 1심 양형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검찰은 정씨에 대한 양형이 너무 적다는 취지로 양측 모두 이 사건에 대해 항소를 제기했다.
2심 재판부는 "정씨가 피해자 측과 합의를 했다는 점 등, 유리한 사정을 모두 정상 참작하더라도 1심에서 정씨가 받은 형량이 파기할 만큼 지나치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며 "검찰 측에서 제기한 항소 역시, 변경하려고 하는 사정이 없기 때문에 양측 모두 항소를 기각한다"고 말했다.
정씨는 2019년 3월 경기 시흥시 소재 자신의 집에서 여자친구 A씨를 감금·폭행하고 여자친구의 아들을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씨는 전 남편과 이혼한 A씨와 2018년 8월부터 교제해오던 중 A씨와 전 남편 사이에서 난 2살 배기 아들이 '엄마는 내거야. 삼촌(정씨)거 아니야'라는 말에 화가나 주먹으로 얼굴과 몸을 때리기도 했다.
이후 정씨는 "삼촌, 이제 안 볼거야? 너랑 엄마만 집에 가고 삼촌만 남아?"라며 아기에게 물었다가 '그렇다'는 취지의 답이 돌아오자 아기의 머리를 폭행했다.
정씨는 또 아들을 데리고 도망치려는 A씨를 발로 차 넘어뜨린 후 아들을 빼앗아 집어 던지는 등 폭행을 가하고 목을 졸라 살해했다.
지난해 9월 수원지법 안산지원 1심 재판부는 "인간의 생명을 침해하는 범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항거능력이 없는 2살 배기 아기가 마지막에 겪었을 고통은 감히 헤아리기 힘들고 특히 A씨는 정신적 충격과 후유증 등을 겪으며 살아갈 것으로 미뤄, 징역 21년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