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측근' 쳐내기에··野 "검찰 대학살, 망나니 정권"

      2020.01.09 17:57   수정 : 2020.01.09 17: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8일 법무부가 단행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법무부는 추미애 장관 취임 후 첫 검찰인사를 통해 검사장 간부 32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결정했다. 특히 '윤석열 표' 수사를 이끌어온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과 박찬호 공공수사부장이 각각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제주지검장으로 전보되면서 '윤 총장 측근 쳐내기'라는 평가도 받았다.



정치권은 이번 인사를 두고 날선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여권은 "균형 잡은 인사"라는 호평을 내놨지만 한국당은 "검찰 대학살"이라며 반발했다.


■민주, "균형잡힌 인사"
9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를 통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검찰 인사가 단행됐다"면서 "특정 인맥에 편중된 검찰의 인적 구성에 균형을 잡은 인사로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인사에 대한 검찰 내부의 반발을 언급하며 "매우 부적적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 원내대표는 "검찰 인사권자는 대통령이고 제청권자는 법무부 장관"이라며 "검찰청법 34조에 따라서 검찰총장이 인사에 대해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최종적 인사안을 수립하고 제청하는 것은 법무부장관의 고유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야당 의원들과 기싸움을 벌였다.

정점식 한국당 의원이 "검찰 인사를 대통령에게 제청할 때 검찰총장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검찰청법 34조를 위반했다"고 지적하자 추 장관은 "인사에 대한 의견을 내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이라고 강하게 맞섰다.

추 장관은 "인사위 30분 전이 아니라 그 전날도 의견을 내라고 했다. 1시간 이상 통화하면서도 의견을 내라고 했다"면서 "인사위 이후에도 의견 개진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6시간을 기다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하지만 검찰총장은 제3의 장소에서 구체적 인사안을 갖고 오라며 법령에도, 관례도 없는 요구를 했다"고 꼬집었다.

■한국, "검찰 대학살"
한국당은 법무부의 검찰 인사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며 추미애 장관 탄핵소추안 제출까지 언급했다.

황교안 당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화(士禍)'에 가까운 숙청"이라며 "문재인 정권 비리수사 검사들에 대한 보복인사"라고 비판했다.

또 "문재인 정권에 대한 수사를 하고 있는 검사들에 대한 탄압"이라며 "친문 유일체제 완성을 위한 검찰 무력화다. 문재인 정권의 무도한 권한남용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날을 세웠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가 문재인 정권을 '망나니 정권'이라고 비하했다.

심 원내대표는 "자신들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사들을 모조리 좌천시키는 폭거를 자행했다"며 "군사독재 시절에도 없었던 검찰 대학살"이라고 비판했다.

법무부의 이번 검찰 인사가 정권수사에 대한 보복인사이자 수사방해라는 주장이다.

심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과 추 장관은 직권을 남용하고 검찰 수사를 방해한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것 하나만으로도 문 대통령과 추 장관은 탄핵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향후 '학살 진상규명 TF'를 구성하고 민주당에 국정조사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또 추 장관을 검찰에 대한 업무집행 방해, 직권남용 등으로 고발할 계획이다.


한편 검찰 인사를 둘러싼 여야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음에 따라 검경수사권조정안 본회의 상정도 난항이 예상된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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