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적 울린 車 쫓아가 목검으로 폭행..보복운전, 집행유예 줄고 실형 늘어

      2020.01.12 11:00   수정 : 2020.01.12 16:42기사원문
최근 A씨(50)는 승용차를 몰고 울산의 한 거리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소형차 운전자 B씨(34)가 양보하지 않고 경적을 울리거나 상향등을 켰다는 이유로, B씨 차량 앞에서 급제동하는 등의 보복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의 보복운전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발생, 이로 인해 B씨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고 75만원 상당의 차량 수리비용이 발생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5단독(안재훈 판사)는 특수상해와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보복운전'에 실형 선고 추세

A씨는 재판 과정에서 "고의가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피고인에게는 10회에 이르는 폭력전과가 있고, 반성의 기미가 없으며 피해자와 합의하지도 않아 실형을 선고했다"고 판시했다.

해마다 '도로 위 무법자'인 보복운전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양보를 해주지 않거나 경적을 울렸다는 이유로 앞차를 추월해 급제동하고 위협 운전을 하는 등 날로 난폭해지고 있다. 최근 법원은 경종을 울리기 위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보단 실형을 선고하는 추세다.

법무부도 검찰에 보복이나 난폭운전 등 도로 위 폭력 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양형 기준 내에서 최고형을 구형하는 등 관련 범죄에 적극 대응 중이다.

지난해 7월에는 진로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주행 중인 차를 들이받은 운전자 C씨(63)도 1심에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C씨는 경남의 한 도로에서 화물차를 몰고 주행하던 중 옆 차로를 달리던 화물차 문짝 부위를 자신의 차로 들이 받아 피해 차량 운전자에게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히고 130만원가량의 피해를 준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진로방해에서 고의 충동까지

재판부는 "이 사건은 끼어들기 문제로 시비가 돼 고의로 차량 충돌사고를 일으킨 소위 보복운전에 의한 상해, 손괴 사건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고인은 블랙박스 영상 등 당시 정황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있음에도 범행을 부인하면서 피해 보상이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근 D씨(24)도 보복운전으로 사고를 낸 후 피해자에게 다가가 주먹과 발로 폭행,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연습면허만 있어 운전에 능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속도로에서 위협 운전을 하는 등 범행을 주도했다"며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해도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밖에 법원은 경적을 울린 운전자를 쫓아가 목검으로 폭행한 E씨(44)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E씨는 지난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승용차를 몰고 가던 중 뒤따르던 화물차가 경적을 울리며 지나가자 100m가량을 쫓아가 차를 세운 뒤 "왜 빵빵거리느냐"며 화물차 운전자를 목검 등으로 마구 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E씨에게 폭행당한 운전자는 팔 인대 파열 등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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