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게 이불 렌탈 사업 할 겁니다”

      2020.01.20 19:34   수정 : 2020.01.20 19: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주=김도우 기자】“길을 가다 이불이 쌓여 있는 것을 보고 이 이불은 어디서 나왔을까. 여기에 버려진 이불은 어떻게 처리될까.”
이런 생각을 하다 “이불 렌탈 사업을 하면 되겠다” 싶었죠.

20일 오전 전주시 초포다리 막 지나 ㈜나비스 간판이 보였다.

향기 나는 이불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소대성(55)대표를 만났다.

“사실 렌탈 사업은 8년전부터 생각해 왔어요. 이불을 세탁해서 갖다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늘 했는데 이 사업을 장애인들과 함께 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죠”
소 대표는 이불은 세탁하기도 힘들뿐더러 집안에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 오래되면 약간 애물단지 취급 받는 게 아쉬웠다.



자기 것만 원하는 사람에게는 자기 것만 쓸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소 대표 설명이다.

“사실 이불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게 어디로 어떻게 가는지 몰라요. 그래서 ‘이불 이력제’를 만들려고 합니다”
이불에 바코드를 붙이면 몇 번 세탁했는지, 언제 구입했는지에 대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불 세탁은 무게도 많이 나가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솜·천 분류해서 천만 세탁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소 대표는 “솜·천 함께 세탁하고 300번해도 문제없는 이불을 만들겠다”며 “이 사업에서 나오는 이익금은 독거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다시 돌려주는 사업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대면 복지를 해야 사회적 약자의 어려운 점을 알 수 있듯이 이불 렌탈 사업은 일일이 찾아가야 하는 사업이므로 대면복지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장애를 가진 아이와 함께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장애를 가진 자녀를 보살펴야 하는 부모는 매 순간 찾아오는 불안과 자책에 하루하루를 고행의 시간으로 보내기 십상이다.

소 대표는 “장애를 가진 아들을 보면서 사업 구상했고, 아들과 같은 장애아들을 위한 회사를 만들고자 했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이어 “어느 한 기업의 디자이너가 옷 마무리를 하며 한번도 입지 않은 옷을 소각하는 것을 보고 제고들을 해체한 뒤 원단을 제조합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브랜드로 런칭하는 것을 보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즉 장애인을 고용해 제고를 해체하고 디자인을 개발하고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사회적 약자에게 일감을 주고 그 수익금으로 사회적 약자에게 자활 할 수 있도록 돕는 다는 것이다.

“장애인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거 같아요. 장애인이 일해서 비장애인을 돕는 게 얼마나 가슴 뜨거운 일인가요.”
소 대표는 “전국최초 전주시, 장애인 고용공단, 기업이 장애인과 함께 기업을 만드는 게 꿈이었는데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기뻐했다.



소 대표는 ‘장애인이 평범하게 일하는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아직 사업이 시작 단계지만 차츰 사업을 키워나가 언젠가는 도달해야 할 목표점을 그렇게 잡아 놓은 것이다.

소 대표는 “전주시의 지원이나 사회적 인식 개선 등으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예전보다는 더 사회에 잘 적응하고 지낼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면서도 “하지만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기 힘으로 뭔가를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곧장 그럴 것이라는 답은 못하겠다”고 털어놨다.

“장애를 가진 이들을 도와줘야 하는 존재로만 보기보다 어떤 때는 예쁘기도 하고 또 다른 때는 평범한 일상이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게 해주는 동반자로 봐 줬으면 합니다.
하늘의 별처럼 봐줬으면 어떨까 싶어요.”
소 대표는 끝으로 “나비스도 계속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사회 참여 기회와 자립 기반을 조성해주는 발판의 역할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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