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지는 체크카드… 페이 성장·시장포화 여파
2020.01.21 18:13
수정 : 2020.01.21 18:13기사원문
그동안 체크카드는 연회비 없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신용카드 보다 높은 소득 공제율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각종 페이 등 간편결제 업체들이 늘어난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와 겸영은행의 분기별 체크카드 승인금액 증가율은 지난 2018년 2·4분기 이후 5분기 째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 승인금액 자체는 늘고 있지만 과거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둔화세가 뚜렷하다.
2018년 2·4분기 체크카드 승인금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대비 11.4%를 기록했지만 3·4분기에는 9.4%, 4·4분기에는 8.0%로 하락했다. 지난해 1·4분기와 2·4분기에는 6.4%를 기록했고, 3·4분기에는 6.0%로 떨어졌다.
체크카드 총 발급수도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체크카드 발급수는 1억1119만장으로 상반기 1억1166만4000장에 비해 47만4000장(0.4%) 감소했다. 이는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정부는 체크카드에 대한 소득 공제율을 높이고 신용카드는 낮추는 등 정책적으로 체크카드 사용을 장려해 왔고 이 때문에 사용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여기에 2018년부터 간편결제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체크카드와 간편결제 모두 계좌와 연동되는 방식인 만큼 서로 이용자 층이 중첩된다는 설명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든 측면도 있고, 각종 페이 서비스가 시장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또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마른 수건 쥐어짜는 식의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체크카드의 경우 수익을 거의 낼 수 없는 구조여서 과거처럼 마케팅 활동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핀테크 업체들이 카드사의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간편결제 업체에 대해 30만~60만원 수준의 소액 신용공여를 허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키로 하면서 규제 역차별 논란도 커지고 있다. 카드사는 레버리지비율을 비롯 건전성 규제, 수수료율, 마케팅 등 규제가 쌓여있지만 핀테크 업체들에 대해선 '산업 육성'을 이유로 규제 완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소한 동일한 규제 하에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