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교인, 토요일 간호조무사 시험 못봐" 진정에 인권위 "시험요일 다양화"
2020.01.22 12:00
수정 : 2020.01.22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가인권위원회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대해 연 2회 실시되는 간호조무사 국가시험 요일을 다양화할 것을 권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A씨는 금요일 일몰부터 토요일 일몰까지 세속적인 일을 하지 못하는 '제칠일 안식일 예수재림교' 신자다. 그러나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매해 2회 실시되는 간호조무사 국가시험을 항상 토요일에 실시해 시험을 응시할 수 없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측은 시험장소 확보와 시험 인력의 안정적 동원을 위해 토요일에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자체에서도 시험실시 요일 다양화를 반대하고 있어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연 1회 실시되는 시험의 경우 관련 규정 및 절차에 따라 재량적 범위 내에서 결정할 수 있다고 보이나, 연 2회 실시되 시험을 토요일에만 실시해 진정인이 시험에 응시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종교를 이유로 한 합리적 이유 없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판단의 근거로 △보건의료인 국가시험의 시행 및 관리 의무가 있음에도 지자체가 시험요일 다양화에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이같이 주장하는 것은 책임을 17개 광역자치단체에 전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 △해당 기관의 다른 시험 중 평일이나 일요일에 실시되고 있는 시험이 있다는 점 △다른 나라의 경우 시험날짜를 변경한다거나 대체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인권위는 "진정인이 종교적 신념을 버리지 않는 이상 간호조무사 시험에 응시할 수 없어 장래 간호조무사라는 직업을 영원히 포기해야 하는 결과가 된다"며 기관의 원활한 시험 진행이라는 목적에 비해 진정인의 불이익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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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