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렛 요한슨의 '조조 래빗' 10살 소년의 동심으로 본 히틀러시대

      2020.01.23 10:08   수정 : 2020.01.28 06: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영화 최초로 오스카 후보에 오른 영화 ‘기생충’ 덕분에 어느 때보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다음달 5일 개봉하는 ‘조조 래빗’을 비롯해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페인 앤 글로리’(2월 5일), ‘작은 아씨들’(2월 12일), ‘1917’(2월 19일), ‘주디’(2월)가 오스카 특수를 노리고 국내 개봉한다.

‘조조 래빗’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처럼 독일 나치시대를 아름답고 영리하게 다룬다.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여우조연·각색·미술·편집·의상상)에 올랐고 제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했다.

‘히틀러를 추종하는’ 10살 소년 조조(로만 그리핀 데이비스)가 우연히 안네의 일기의 안네와 같은 소녀를 만난 이야기다.
늘 상상의 친구 히틀러(타이카 와이티티)와 대화하는 10살 소년에게 독일 소년단 입단은 마치 보이스카우트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막상 살아있는 토끼를 죽이라는 요구에 도망쳤다가 ‘겁쟁이 토끼’라 놀림 받고, 수류탄 폭파사고로 죽을 고비도 넘긴다. 세상의 모든 아이처럼 녹록치 않은 유년기를 통과하고 있지만, 늘 멋지게 차려입고 인생을 즐기라고 조언하는 엄마 로지(스칼렛 요한슨)는 아들의 로망을 함부로 꺾지 않는다.

유태인을 머리에 뿔난 괴물로 알던 그는 어느날 우연히 집 벽 속에서 미스터리한 소녀 엘사(토마신 맥켄지)를 발견한다.

마블영화 ‘토르:라그나로크’의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직접 ‘히틀러’로 등장한다. 그는 “끔찍한 제2차 세계대전의 이야기를 새롭고 독창적인 방법으로 들려주고자” 어릴 적 인상 깊게 읽었던 ‘갇힌 하늘’을 유쾌하게 각색했다. 그는 이 영화로 각색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활기차고 순수한 조조의 시선으로 드라마를 유쾌하게 따라가다 보면 시대의 공포와 학살의 흔적을 발견하지만, 동시에 동심을 지켜준 멋진 어른도 목도하게 된다. 로지 역할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스칼렛 요한슨은 마블영화 속 여전사처럼 폼나는 액션연기를 선보이진 않지만, 이보다 더 용감할 수 없다.
영화는 해외 언론의 호평처럼 판타지와 드라마, 유머와 전쟁의 공포를 균형 있게 오가며, 관객을 웃기고 울렸다 따뜻하게 안아준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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