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명에게 새 삶주고 떠난 유나양 "동백꽃 되어 우리 곁에"

      2020.01.23 15:26   수정 : 2020.01.23 15:41기사원문

[제주=좌승훈기자] "유나야 사랑한다" 2016년 미국 유학생활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지자, 장기기증으로 27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나라로 떠난 18세 제주소녀 김유나 양을 기리는 자리가 마련됐다.

재단법인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는 올해 창립 30주년과 김유나 양의 4주기 기일을 맞아 23일 서귀포시 신효동 라파의 집에서 사랑의 동백나무 식수를 진행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김양의 유족들은 물론 김양으로부터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은 킴벌리 오초아씨 가족도 함께 했다.




이번 식수행사를 위해 한국을 찾은 킴벌리씨와 어머니 로레나씨는 지난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김양의 유족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국내에서는 장기기증자에 대한 정보가 이식 수혜자에게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기증자 유족과 수혜자가 한 자리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킴벌리는 소아 당뇨 환자로 18세 무렵 당뇨 합병증 때문에 신장이 모두 망가졌지만, 고인에게 췌장과 신장을 이식받아 건강을 회복했다.
김양의 어머니 이선경씨도 “건강한 킴벌리의 모습을 보니 딸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화답했다.

김양의 유족들과 킴벌리씨는 이날 오전 11시 라파의 집에서 ‘그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꽃말을 가진 동백나무를 심고 각자 작성한 편지를 낭독했다.


식수행사 후에는 김양이 생전 자주 찾았던 제주도 곳곳을 돌아보며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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