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이야기를 입다…내러티브 아이템이 뜬다
2020.01.26 07:00
수정 : 2020.01.26 07:00기사원문
가격, 성능만큼 상품 안에 담긴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들은 상품에 어떤 스토리와 가치가 내재되어 있는지 상품의 '내러티브'에 주목한다. 또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신선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제품을 찾고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에 부합하는 상품이라면 기꺼이 값을 지불한다.
이같은 트렌드가 뜨면서 최근 유통업계는 상품에 새로운 이야기를 입히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드라마 속 서사의 활용, 차별화된 의미를 담은 컨셉 부여, 원산지 스토리 등을 통해 소비자의 공감을 얻고 판매 설득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신사에 입점한 향기 브랜드 '수향'은 tvN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속 주인공들의 러브스토리를 향기로 풀어낸 '리리 컬렉션'을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두 인물의 서사를 모티브로 향을 디자인했으며, 향초 사용법에도 스토리를 부여해 이색적인 경험을 제안한다. 극의 몰입도를 높여 드라마 팬들에게 반응이 좋다.
'로우로우'와 'ISA나사'의 협업 프로젝트 '23만8855마일 컬렉션'은 지구에서 달까지 23만8855마일의 여행을 위한 가방을 컨셉으로, 달에 가져가도 끄떡없을 만큼 튼튼한 내구성과 편리함을 강조한다. 지난주 무신사 테라스에서 운영된 팝업 스토어는 이러한 협업 상품을 직접 만져보고 체험해볼 수 있어 호평을 얻었다.
새해를 맞아 2019년을 깨끗하게 털고 새롭게 시작하는 운을 가져다 준다는 의미로 '세탁'을 컨셉으로 한 '커버낫 x 마크곤잘레스 런드리 컬렉션'은 무신사 한정 발매 이후 일부 상품이 매진되는 등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울퉁불퉁한 모양 때문에 상품 가치가 떨어져 판매가 부진했던 '못난이 감자'가 전국 이마트 매장에 유통되어 전량 소진됐다. SBS 예능 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을 통해 상품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되었기 때문. 강원도 농가를 돕기 위해 판매한다는 좋은 취지에 소비자들의 큰 관심과 공감을 얻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설을 맞아 오랜 세월 동안 대대로 물려 내려온 점포의 맛집 세트, 전국 각지의 명인들이 만든 전통 선물세트 등 다양한 스토리를 담은 기획상품을 선보였다.
GS25는 스토리가 가미된 샌드위치를 선보여 젊은 세대에 눈길을 끌었다. 여자친구 취향에 딱 맞는 재료 조합으로 만든 '여자친구 샌드위치',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의미와 주재료인 파인애플이 중의적으로 표현된 '아임파인 샌드위치'가 바로 그것. 상품 이름만으로 고객들에게 호기심과 재미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