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간 싸움 말리다 살인자로 돌변한 40대 '징역 25년'
2020.02.02 07:00
수정 : 2020.02.02 07:00기사원문
(부천=뉴스1) 정진욱 기자 = 술자리에서 싸움을 말리다 지인을 흉기로 살해한 4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임해지)는 살인혐의로 기소된 A씨(40)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9일 오전 0시쯤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B씨(36)의 아파트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B씨를 흉기로 수차례 찌르고 도망가는 B씨를 다시 붙잡아 얼굴 등을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8년 10월 부천에 정육점을 개업한 후 고기 매입을 위해 사채업자인 B씨에게 현금 300만원을 빌렸다.
이후 A씨는 B씨가 제안한 술자리를 거절하면 영업을 방해하고 술을 마시면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사건 당일 A씨는 B씨의 또다른 채무자인 C씨와 함께 B씨의 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B씨와 C씨 사이에 돈 문제로 시비가 붙어 몸싸움이 벌어졌다.
처음엔 싸움을 말리던 A씨는 B씨가 C씨에게 하는 막말과 인격모욕적인 상황을 목격하고 자신도 C씨처럼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집 안에 있던 흉기로 B씨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당시 상황은 피해자 B씨와 C씨가 싸우는데 이와 무관한 피고인이 지극히 주관적인 이유로 끼어들어 살인범행을 한 것"이라며 "피고인은 망설임 없이 확고한 살해의지를 가지고 행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범행의 내용과 방법이 너무나도 흉폭하고 잔혹하다는 점에서 그 죄책이 무겁지만, 피고인은 유족들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하고 있지 않다"며 "피고인을 엄히 처벌해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인명경시 풍조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어 이 같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