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하락반전 했다지만…신축은 여전히 '꼿꼿'
2020.02.02 07:01
수정 : 2020.02.02 07:01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글쎄요…아직 신축(아파트)은 가격에 큰 변화가 없어요."
서울 강남구의 A공인중개사는 지난 1일 현재 강남 아파트 매매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그간 집값 상승세를 견인한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시세가 2주째 떨어졌지만, 아직 가격하락을 피부로 체감하진 못하는 모습이다.
◇아파트값 2주 연속 하락했지만…현장 "아직은 못 느껴"
앞서 한국감정원은 지난달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0.02%를 기록해 상승폭이 줄었고,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는 0.03% 하락해 2주 연속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특히 강남구(-0.03%), 송파구(-0.04%), 서초구(-0.04%)는 재건축 등 고가 주요 단지뿐만 아니라 보합세를 유지하던 단지에서도 일부 가격이 내려간 매물이 나오며 하락폭이 확대됐다.
하지만 아직 현장에서의 체감은 미미하다. 서초구의 경우 반포래미안아이파크, 반포써밋 등 매물로 나온 주요 아파트의 가격에 큰 변화는 없는 상태다.
서초구의 B공인중개사는 "주요 아파트 가격은 아직 큰 변동이 없다"며 "최근에 집을 팔려는 사람들 역시 우리가 판단하는 시세보다 높게 집을 내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뉴스에서 강남 아파트 값이 내려가기 시작했다고 발표는 하지만 아직 체감은 못 하고 있다"며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구축 온도차…6월 양도세 중과 만료 전 하락폭 커질수도
다만 신축과 구축 아파트의 온도차는 서서히 느껴지는 분위기다. 대치동의 경우 래미안대치팰리스, 대치SK뷰 등 주요 신축 아파트의 가격이 전용 102~113㎡ 기준 26억5000만~30억원대 초반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에 반해 일부 재건축 아파트들의 가격은 정부의 12·16 대책 이후 하락세가 뚜렷하다. 은마아파트 전용 102㎡ 가격은 최근 20억원대 초반까지 떨어졌고 우성아파트도 비슷한 면적의 하한가가 25억원대까지 형성됐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에선 전용 82㎡ 주택형이 최근 21억원(로열층)에 급매물로 나왔다. 설 전 급매물 호가(21억8000만~22억원) 대비 최대 1억원가량 떨어진 값이다.
강남구 C공인중개사는 "주요 재건축 아파트들의 경우 지난해 12월보다 약 1억~2억원가량 가격이 내려간 것 같다"며 "지금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가격은 더 내려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현장에선 오는 4월을 전후해 다주택자들의 보유 매물들이 시장에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 6월 말까지 양도세 중과가 유예되기 때문에 4월까지 보유한 주택을 처분하고, 약 2개월 안에 잔금을 치르면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
A공인중개사는 "최근 1년 동안 강남 아파트 가격이 수억원가량 뛰었는데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가 조금 올랐다고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부가 더 강력한 추가대책도 내놓겠다는 의지를 보인데다 양도세 중과가 6월에 만료되는 것을 고려하면 시장에 더 낮은 가격의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