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가 바꾼 남이섬의 주말…“장기화 우려”
2020.02.02 09:01
수정 : 2020.02.02 14:50기사원문
(춘천=뉴스1) 이찬우 기자 = 주말인 지난 1일 오후 남이섬. 관광객을 실은 배가 물살을 가르고 남이나루에 도착하자 200여명의 인파가 쏟아졌다.
인파 중 열에 아홉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한 주의가 높아진 것이 실감됐다.
중화권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한 관광객 무리는 이동 중에는 마스크를 쓰고 있다가 기념사진을 찍을 때에만 마스크를 벗는 등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카페, 음식점, 안내소 등 남이섬 내 직원들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하고 있었다.
한 무리의 외국인 관광객을 이끌던 가이드 A씨(32)는 "계절마다 남이섬을 찾는 국가가 다르다. 지금 시기에는 대만에서 오는 관광객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 소식에도 대만, 동남아 관광객들은 꾸준히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이섬 관계자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인이 남이섬을 많이 찾는 주말을 피하고, 평일을 선호한다.
따라서 남이섬은 평일에는 외국인의 비율이 높고, 주말에는 내국인의 비율이 높다.
남이섬 관계자는 "보통 주말에는 한국인 70%, 외국인 30%의 비율이지만, 지금은 그 비율이 뒤집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내국인 여행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내국인 방문 감소는 남이섬 내에서만이 아니라 섬 밖에서도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 특성상 대부분 단체로 오기 때문에 관광버스를 이용한다. 내국인은 주로 승용차를 이용한다.
이날 버스를 주차할 수 있는 남이섬 1주차장은 오전 11시 이전부터 관광버스가 대부분 주차공간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승용차 주차장인 2·3·4 주차장은 오후가 돼서야 자리가 채워졌다.
인근에서 닭갈비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외국인 단체 방문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내국인 방문은 기존의 30%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남이섬 관계자는 "아직까지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의 관광객 감소는 보이지 않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이 장기화·심화될 경우 예약 취소 등 타격이 클 것"이라며 "빨리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남이섬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전직원에 마스크를 쓰도록 지침을 내렸으며, 다중이용시설에는 손 소독제를 구비하는 한편 매장·매표소·선박을 수시로 방역하고 있다.
아울러 질병관리본부 발표를 모니터링하고, 인근 가평군보건소와 이송체계를 마련하는 등 신종 코로나 감염 의심자 발생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