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공포에 갈라지는 한국..정치이념 갈등 '첨예'
2020.02.02 11:18
수정 : 2020.02.02 11: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정치적 이념 대립과 맞물려 국론분열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인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원망을 앞세워 중국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는 한편, 정부의 대응을 놓고 보수와 진보 세력 간 비난과 다툼도 계속되고 있다.
■'마스크 집회 강행' vs. '이 시국에?'
2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주말간 보수성향 시민단체들의 대규모 집회가 곳곳에서 이뤄졌다.
휴일인 이날 오후 3시부터 '박근혜 대통령 무죄석방 1000만 국민운동본부'(석방운동본부)가 서울역에서 집회를 벌인 뒤 세종문화회관까지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보수성향 시민단체들의 이같은 집회를 두고 진보성향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3차, 4차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불특정 다수가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위험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집회 참여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예방수칙을 지키며 집회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범투본의 경우 집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SNS(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메신저 등을 통해 마스크 지참을 요구하기도 했다. 범투본 광화문 집회 참가자 이모씨(57)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걱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지금은 힘을 모아 목소리를 내는 게 더 중요한 때"라며 "참가자들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 마스크도 착용하고 나왔기 때문에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 대책·중국지원 두고도 '첨예'
정부의 대응과 중국 지원책을 두고도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 당시 발생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비교를 이어가며 서로에 대한 비방을 이어가는 중이다.
'양대산맥'격인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두고 철저하게 반대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같은 내용의 기사라도 한쪽에선 정부를 응원하는 댓글이 판을 치고, 다른 한쪽에선 정부의 무능함을 지적하는 댓글이 도배되다시피 하고 있다.
중국에 마스크를 지원한다는 외교부 계획에 대한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들이 마스크 사재기에 나서면서 우리 국민들도 마스크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데 중국을 먼저 걱정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은 논평을 통해 "우리 국민은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구할 수 없어 난리"라며 "의료물품의 약국 납품가가 두 배 넘게 급등했고 인터넷 쇼핑업체에서도 물품이 없어 주문취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