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베이성 2주내 다녀온 외국인, 한국 못들어온다
2020.02.02 17:57
수정 : 2020.02.02 21:15기사원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 체류한 외국인 입국이 오는 4일부터 전면 금지된다. 제주도 무사증(무비자) 입국제도는 일시 중단된다. 후베이성을 방문한 우리 국민은 14일간 자가격리 조치한다.
2일 정부는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정 총리는 "신종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는 중국 위험지역에서의 입국을 제한하겠다. 오는 4일 0시부터 당분간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 정 총리는 "우리 국민의 경우에는 입국 후 14일간 자가격리하겠다. 제주특별법에 따른 (제주도) 무사증 입국제도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말했다.
이날 조치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악화되자 중국인 입국 제한에 신중하던 정부가 강경 대응으로 선회한 것이다. 전염병 심각성에 비해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한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라는 비판 여론이 높아진 것도 입국제한 조치를 한 배경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호주, 몽골, 싱가포르,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가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한 조치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다. 일본이 우리와 마찬가지로 후베이성에 체류한 적 있는 모든 외국인 입국 금지(2주간) 조치를 했다.
2일 기준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우한 교민 1명 등 환자 3명이 추가돼 총 15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0시 현재 중국에서만 1만438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304명이 사망했다. 전 세계 27개국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필리핀에선 중국 외 지역으로는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확진자 1명이 사망했다.
이날 확정된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부터 관광 목적의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한다. 우리 국민의 관광차 중국 방문을 금지하는 조치다. 이와 관련 중국 전역의 여행경보는 현재 '여행 자제' 단계에서 '철수 권고'로 상향 조정한다. 중국에서의 한국 입국을 위한 비자 발급도 제한한다.
또 국무총리가 신종 코로나 대응 범정부 컨트롤타워를 맡는다. 다만 위기경보를 현재 3단계인 '경계' 상태를 유지키로 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감염병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올릴 것을 촉구했다.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사람 간 3차 감염이 확인된 이상,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 경로를 더 촘촘하게 차단할 방침이다. 밀접접촉자, 일상접촉자 구분 없이 접촉자 전체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강화한다. 특히 사업장, 어린이집, 산후조리원 등 집단시설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중국을 다녀온 경우 14일간 업무에서 배제키로 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