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가보니···"엘리베이터가 원래 이렇게 한산했나?"

      2020.02.02 18:16   수정 : 2020.02.02 18:16기사원문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2일 오후 CGV 신촌 아트레온 점에서 일부 관객이 키오스크를 통해 영화를 예매하고 있다. 영화관은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2020.02.02 nam_jh@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어, 엘리베이터가 웬일로 한산하네?"

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CGV 영화관을 찾은 한 관객은 평소와 달리 한산한 엘리베이터에 흠칫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다.



매표소가 2층에 위치하고 상영관은 3, 5, 7, 9, 11층에 위치하는 탓에 상영관에 가기 위해서는 2개뿐인 엘리베이터를 몇 차례 기다려 탑승하는 경우가 잦았던 곳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환자가 15명으로 늘어난 이날 극장 풍경은 이처럼 한산했다. 관객을 따라 올라 간 상영관 층 복도의 벤치 역시 빈 자리로 가득했다.

그러나 영화관을 찾은 몇몇 관객들은 신종 코로나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도 내비쳤다. 영화관을 찾은 관객 중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남자친구와 함께 영화관에 온 김모(20)씨는 "코로나가 일어나고 2번째로 영화관에 왔다. 영화관에 오는 게 신경은 쓰이나 못 가겠다 정도는 아니다"라며 "주변 친구들도 말로는 꺼린다고는 하지만 갈 애들은 다 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2일 오후 4시45분 기준 '남산의 부장들' 4시50분 상영 회차 좌석 288석 중 255석이 남아 있다. (사진=CGV 누리집 캡처) 2020.02.02 photo@newsis.com

극장을 찾은 일부 시민들의 경우 이처럼 무심한 듯한 표정을 내비쳤지만 신종 코로나로 달라진 분위기는 숫자가 증명한다. 이미 신종 코로나를 우려하고 있는 시민들은 영화관에 발을 내딛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줄어든 관객수는 예매 수에 반영됐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남산의 부장들'의 4시50분 상영 회차의 경우 오후 4시45분 기준 288석 중에 255석이 남아 있었다.

실제로 바깥의 시민들은 영화관 방문이 꺼려진다고 입을 모은다. 마포구에 거주하는 이사랑(33)씨는 "환기도 안 되고, 숨이 막히는데 마스크를 계속 하고 있기도 어렵지 않느냐"면서 "이번에 확진자가 영화관에 갔다는 소식을 듣고 위험한 장소라는 인식이 뇌리에 박혔다"고 말했다.

또 "의사 선생님들도 수족관이나 영화관처럼 불특정 다수가 오는 영화관 같은 곳은 위험하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강남구에 사는 김희정(29)씨 역시 영화관이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장소라는 점을 지적했다. 최씨는 "영화관은 각종 지역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올 수 있는 곳이라 더 불안하다"며 "거기에다 두 시간 동안 밀폐된 공간에 있는 점이 영화관 방문을 더 두렵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2일 CGV 신촌 아트레온 점에 고객용 손 세정제가 비치돼 있다. 2020.02.02 nam_jh@newsis.com
이를 감안해 CGV를 포함한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극장은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직원 위생, 고객 개인 위생, 극장 소독 등을 강화했다.

3사 모두 체온 체크·마스크 사용·손세정제 사용으로 직원 위생을 강화했다. 관람객 개인위생을 위해서는 매점·티켓발권기·화장실 등에 손 소독기를 배치하고 질병관리본부 지침을 극장에 게시했다. CGV 관계자는 "평소보다 더 강화된 소독을 통해 극장 위생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밀폐된 공간을 피하고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를 생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염역학 권위자인 국립암센터 기모란 교수는 "사람이 많은 곳을 갈 때에는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한다. 알지만 실행하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상엽 고려대 안암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특히 감염자의 손에 바이러스가 많이 묻어 있고, 감염자가 만진 물건을 비감염자가 만지면 전파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손씻기'를 강조하는 것이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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