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브라이언트 유니폼 입고 티샷… 관중은 "코비" 연호
2020.02.02 18:44
수정 : 2020.02.02 18:44기사원문
이는 전적으로 브라이언트를 추모하기 위한 조치다. 브라이언트는 LA레이커스 시절 8번과 24번을 등번호로 달고 활약했다. 뿐만 아니다. 16번홀에 숫자 8과 24를 앞뒤로 새긴 깃발을 사용하기로 했다. 깃발의 숫자는 퍼플, 바탕은 골드색이다. '퍼플 앤 골드'는 LA레이커스를 상징하는 컬러다.
투어의 결정에 선수들도 반색했다. 학창시절 농구와 골프를 병행했던 지난해 US오픈 우승자 개리 우들랜드(미국)는 "투어가 브라이언트를 추모하기 위해 홀 위치를 변경한 것은 좋은 결정이다"라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 리키 파울러(미국)도 "정말 놀랍고 멋진 일이다"고 평가했다.
이와는 별도로 선수들은 16번홀에서 각양각색의 방식으로 브라이언트를 추모했다. 이 홀은 2만여명을 수용하는 관중석을 가득 메운 갤러리가 선수들에게 환호와 야유를 동시에 보내 떠들썩한 분위기에서 경기가 진행된다. 이 대회에 '골프 해방구'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토니 피나우, 저스틴 토머스, 맥스 호마(이상 미국) 등은 브라이언트의 유니폼을 입고 플레이했다. 피나우는 숫자 8과 24가 적힌 신발을 신었고, 토머스는 웨지에 브라이언트의 별명인 '블랙 맘바'를 새겨 넣었다. 특히 이날 9언더파 62타를 몰아쳐 단독선두로 올라선 피나우는 16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농구 슈팅 자세의 세리머니를 선보였고 관중들은 '코비'를 연호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한편 2라운드까지 2타차 공동 3위에 자리하며 생애 첫승에 청신호를 켰던 안병훈(28·CJ대한통운)은 이날 1타밖에 줄이지 못해 공동 8위(중간합계 12언더파 201타)로 순위가 뒷걸음질쳤다. 16언더파 197타로 단독선두에 오른 피나우와는 4타 차여서 역전 우승도 기대할 만하다. 안병훈은 이번 시즌 '톱10'에 세 차례 입상하고 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