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쇼크…충북 실물경제 타격 현실화

      2020.02.03 13:25   수정 : 2020.02.03 13:25기사원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의 확산이 이어지는 가운데 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계류장에 주기된 항공기 앞으로 마스크를 쓴 한 여행객이 이동하고 있다. 인천~우한 노선 운항을 중단한 대한항공은 이날부터 인천에서 출발하는 황산, 장자제, 창사, 쿤밍 노선과 부산발 베이징, 난징 노선, 제주발 베이징 노선의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 또 인천~칭다오와 인천~선양, 인천~베이징, 부산~칭다오, 부산~상하이, 제주~베이징 노선 등의 운항 편수를 줄이기로 했다.

2020.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2일 서울의 한 대형 영화관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마스크를 쓴 관객들이 매표소로 향하고 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는 이날 3명이 추가돼 총 15명으로, 다행히 상태는 모두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0.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공포가 이어지는 가운데 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쇼핑카트가 진열돼 있다. 2020.2.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청주=뉴스1) 이정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가 충북지역 실물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바이러스 전염 우려에 여행‧외식업 등 서비스 관련 민간경제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직접적인 매출 타격 외에도 전염병 우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함에 따라 서민생활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3일 충북도와 지역 여행‧외식‧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청주공항에서 중국노선을 운항해 온 이스타항공, 중국 동방항공, 중국 사천항공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운항을 중단한다.

이스타항공은 중국 하이커우, 장자제, 옌지로의 노선을 2월 한 달 모두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중국 동방항공도 6일부터 웨이하이, 옌지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중국 사천항공은 이미 장자제, 엔타이 노선에 대한 운항을 멈췄다.

신종 코로나 여파에 중국으로의 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항공업계도 속속 중국 노선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여행업계의 매출 타격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청주 A 여행사의 경우 신종 코로나 발생 이전인 평년 수준과 비교해 대 중국으로의 매출이 초토화된 데 더해 인근 국가로의 관련 매출도 급감하는 등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A 여행사 관계자는 "매년 겨울 이맘때면 중국에서도 상대적으로 따뜻한 지역인 곤명으로의 단체 골프여행객 등의 예약이 많았지만, 지금은 뚝 끊겼다"면서 "이미 예약된 여행일정도 취소하는 상황에서 신규 문의는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스와 메르스보다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치사율이 낮다고 하는 데 당시 경기와 비교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바이러스 전염 확산 우려에 외식업계도 타격을 입고 있다.

청주 상당구 B 중식당은 이전보다 예약문의가 절반으로 줄었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기에 전염병 우려까지 확산하면서 외식 자체를 꺼리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B 식당 업주는 "일 평균 5~7건의 예약을 받았다면 요새는 2~3건만 받아도 다행"이라며 "바이러스 전염 사태 이전에도 상황이 좋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더 최악"이라고 했다.

또 다른 C 식당업주도 "국내 발생 확진자가 식당이나 영화관 등을 돌아다니며 일반인들과 접촉을 해 추가 감염이 발생했다는 숱한 언론보도 등에 외식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면서 "당분간 영업시간이라도 단축해 인건비라도 줄여야 할 판"이라고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

매출에 직접 타격이 있는 업종 외에도 바이러스 전염 우려는 민간 서민경제 곳곳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12번째 확진자가 감염사실을 모른 채 영화관 등 다중시설을 활보하고 다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에서도 영화관 방문을 꺼리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대학생 박모씨(24)는 "여가시간 주로 가는 곳이라고 해봐야 영화관이 고작이었는데 요즘은 선뜻 발길이 닿질 않는다"면서 "당분간 상황이 잠잠해지기 전까지는 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심리는 단순히 대형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줄어드는 데 그치지 않고, 인근 주변상권에도 영향을 끼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청주 성안길의 한 점주는 "주말이면 그래도 영화를 보러 나온 사람들이 오다가다 들렀다"면서 "지금은 거리에 사람이 없다. 평일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3차 감염 등에 대한 바이러스 전염 우려 확산에 결혼식이나 돌잔치 등 여럿이 모이는 개인행사를 계획 중인 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수수료 등의 문제로 당장 예약 취소나 연기 등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예민한 시기 주변인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 아닐까 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직장인 이모씨(34)는 "석 달 전 잡아놓은 아이 돌잔치 일정을 미룰 수가 없어 강행하긴 하지만, 워낙 시기가 안 좋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대형마트와 같은 대형유통가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달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실제 매출에 영향이 있었는 지 구체적인 집계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매장을 찾는 방문객 수는 평소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아무래도 영향이 없을 수만은 없다"면서 "매출 영향 여부는 두고봐야 하겠지만, 방문객이 가장 많은 주말 낮 시간대만 비교하면 이전과 확실한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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