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탓에…" 1月 후진기어 넣은 완성차 5개사
2020.02.03 16:44
수정 : 2020.02.03 16:44기사원문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체의 내수 및 해외 판매량이 전년 대비 5%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와 달리 설 연휴가 1월에 포함되며 내수 판매량이 급감한 데 따른 결과다. 현대·기아차가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며 전체 판매 감소 폭을 그나마 줄였다.
3일 현대차·기아차·한국지엠(GM)·쌍용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1월 판매실적을 집계한 결과 총판매량은 내수 9만9602대, 수출 45만9057대를 합한 55만3558대였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해 내수는 15.2% 급감했다. 수출마저 부진하며 완성차 5개사의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6.0% 줄었다.
판매량 후진은 내수 부진이 주원인이다. 한국지엠만이 판매량을 48대 늘렸을 뿐, 모두 감소했다. 설 명절로 인한 근무 일수 감소가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이다.
특히 업계 맏형인 현대차의 내수 판매는 1만2849대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 21.3% 감소한 수치다. 그랜저와 쏘나타, 팰리세이드 등 인기 차종은 선전했으나 판매량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다만, 근무 일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 모델들의 판매 성장은 두드러졌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해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이 4배(270대 →1012대)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는 등 전체 하이브리드카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43.5% 증가했다. 기대를 받는 제네시스의 GV80은 근무일수 기준 10일 만에 누적 계약 대수가 2만 대에 육박했다.
기아차는 영업일수 감소에도 내수 판매감소율을 한 자릿수(-2.5%)로 지켜냈다. 여기에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5개 완성차 중 유일하게 1월 판매량을 늘렸다. K시리즈의 활약이 컸다. 신형 K5는 8048대가 팔리면서 내수 판매를 견인했다. 2015년 12월 이후 49개월만에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K시리즈는 전년 동월 대비 25.4% 확대된 1만4399대가 팔렸다.
위기에 빠진 중견 3사의 희비는 엇갈렸다. 한국지엠의 내수 판매는 0.9%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이어 소개된 콜로라도, 트래버스 등이 자리를 잡은 것이 주효했다. 콜로라도 판매량은 전월 대비 20.3% 증가한 777대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르노삼성은 LPG(액화석유가스) 모델 활약이 위안거리다. 지난달 QM6는 전년 동월 대비 24.4% 늘어난 3540대가 판매됐는데 이는 LPG 모델 덕이다. QM6 LPG 모델은 2589대 팔리며, QM6 전체 판매의 73.1%를 차지했다. SM6도 669대가 판매됐는데, 역시 LPG 모델이 379대로 전체 SM6 판매의 절반 이상인 56.7%에 달했다.
쌍용차의 내수 판매는 3000대 이상 감소했다. 개별소비세 감면 종료와 함께 영업일수 마저 줄어든 탓이다.
내수와 달리 해외에서는 현대·기아차가 활약했다. 현대차는 북미와 중남미, 아시아·중동 시장 등 판매호조에 힘입어 글로벌 자동차 산업 위축에도 해외 판매량을 전년 대비 0.6% 늘렸다.
기아차 역시 스포티지(2만9996대)와 셀토스(2만5499대), 리오(프라이드·1만8980대) 등에 힘입어 5개사 중 해외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북미 수출용 로그 위탁 생산 계약 종료를 코앞에 둔 르노삼성의 수출 실적은 가장 저조했다. 전년 대비 77.3%가 감소하며 2000대도 넘기지 못했다. 쌍용차 역시 코란도를 제외한 티볼리, G4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등의 해외 판매가 줄며 해외 시장에서 웃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