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만에 1.8조 판 外人…삼성전자 매도 집중
2020.02.04 06:52
수정 : 2020.02.04 06:52기사원문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공포가 증시를 덮친 지난 2주간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1조8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매도의 3분의2는 삼성전자에 집중됐는데, 외국인이 팔면 개인투자자가 그대로 매물을 받아가는 모양새를 보였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전날(3일)까지 9거래일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7968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지수는 2250.57에서 2118.88로 131.69포인트(5.8%) 하락했다. 개인 투자자는 홀로 2조7986억원을 순매수해 손실의 상당 부분을 떠안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순매도의 상당 부분은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9거래일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50억원 팔았다. 주가도 6만1300원에서 5만7200원으로 6.6% 하락했다. 삼성전자 우선주를 포함하면 매도 규모는 1조1885억으로 늘어난다. 이는 전체 외국인 순매도 규모의 66.1%에 달한다.
기관투자자 역시 삼성전자를 1420억원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가 매물을 받아갔다. 개인투자자는 1조90억원을 순매수했다. 다만 기관은 지난 이틀 동안 개인과 함께 1548억원을 순매수하며 저가매수에 나선 모양새다.
외국인은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도 1885억원 판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SK이노베이션(861억원), 아모레퍼시픽(692억원) 등 경기에 민감하거나, 중국에 대한 매출 규모가 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종목들을 위주로 매도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1357억원), 현대차(807억원), 삼성SDI(573억원), 삼성전기(493억원) 등은 순매수했다.
개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 삼성전자우(2288억원), SK하이닉스(1324억원), 호텔신라(1324억원), SK이노베이션(768억원) 등이 자리했다.
전날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개장 초반 2100선을 약 2개월 만에 내주기도 했으나 이내 다시 회복하기도 했다. 11일만의 중국 증시 개장 자체가 불확실성 요인을 줄였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다만 여전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세를 보이는 만큼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초기 질병이 발생한 이후 변동성은 제한적이었지만 감염자 수가 증가하는 시기에는 공포감으로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후 감염자 증가 폭이 축소되는 시기부터 안도감이 유입되며 주가지수가 반등을 모색했다"고 분석했다.
김 센터장은 "과거 사례에서 새로운 리스크가 부각되면 이전 고점 대비 5~7% 조정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2100에서 단기적 지지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환자 급증이 이어진다면 이를 밑돌 가능성이 있어 2050~2100에서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