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中 소비재 '울고' 바이오 '웃고'
2020.02.04 11:23
수정 : 2020.02.04 11:23기사원문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국내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유통, 면세점, 화장품, 의류 등 중국 소비재 업종의 경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게임, 엔터, 제약·바이오 업종은 실적에 영향을 받지 않거나 오히려 수혜 가능성이 높아 주식시장에서도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수 소비 위축으로 중국 보따리상의 구매 수요가 감소할 수 있어 국내 면세 사업자들의 올해 상반기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이미 주식시장에서는 호텔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면세점 업체들의 주가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면세점 종목의 반등은 실적 반등이 예상되는 올해 하반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업체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국내 확산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사람이 몰리는 장소를 피하고 오프라인 업체를 이용하다보니 1분기 매출액 둔화 우려도 제기된다.
이마트, 롯데쇼핑 등이 직접적인 매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도 매출 하락예상이 나오고 있는 중이며 주식시장에서도 이 같은 우려를 선반영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기피하는 현상의 수혜는 택배회사와 골판지 회사가 얻고 있다. CJ대한통운, 대림제지, 대양제지, 국일제지, 신대양제지 등의 주가는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화장품 업체들은 중국 현지 소비 둔화가 우려스럽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중국 내 소비가 떨어질 경우 1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화장품 종목 주가는 국내에서 첫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0일 이후 직격탄을 맞았다.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가는 20% 넘게 하락했고 LG생활건강도 10%가 넘게 주가가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경우 온라인 매출이 30% 대를 유지하고 있어 코로나 사태 이후 온라인 매출이 소폭 늘어날 수는 있다는 견해도 나오지만 전체적인 소비 둔화의 영향으로 실적 감소는 불가피해보인다.
의류 업체 중 중국 의존도가 높은 F&F,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좌불안석이다. F&F는 지난해중국 상해에 오프라인 매장을 출점했는데 사업 초기부터 코로나 바이러스의 역풍을 맞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비디비치 매출 비중이 약 64%로 중국 기여도가 높다. 이 회사 주가도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소식에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게임 업체의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외 활동이 위축되고 실내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국내외 매출이 껑충 뛸 수 있다는 예상이다.
다만 RPG, RTS, 배틀로얄 등 PC방 비중이 높은 장르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PC방 출입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어 실적 개선이 이뤄질 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디어, 엔터 업체들의 1분기 실적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엔터 업체들의 경우 중국 시장이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아 실적 타격은 전무할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마, 광고 등 미디어업체도 안정적인 실적이 전망된다.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수액, 소염제, 해열제 등 기본 의약품 처방 증가로 올해 1분기 실적 측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수혜가 예상된다.
또 씨젠, 바이오니아, 피씨엘 등 분자진단 기업들의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 시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소비부진과 경제활동 위축으로 연결되면서 시장 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소비재 관련 기업들의 부진 뿐 만 아니라 중국에 생산공장이 있는 산업군도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소비주가 급락하고 있다"며 "사스때 소비재 중 수익률이 부진하고 회복율이 길었던 업종은 호텔, 레저, 유통, 섬유의복, 화장품 순"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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