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막자니 이산화탄소가 위협… 교실속 학생들 '사면초가'

      2020.02.04 14:10   수정 : 2020.02.04 14:1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우리 몸에 미세먼지가 더 나쁠까. 이산화탄소가 더 나쁠까.

미세먼지의 계절을 맞아 국내 어린 학생들이 실내에서 미세먼지에 노출되지 않으려다 고농도 이산화탄소에 노출되는 사면초가에 처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승하면 인지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실 환기를 하자니 미세먼지가 걱정이고, 창문을 닫고만 있자니 이산화탄소가 늘어나 딜레마인 것이다.

■미세먼지 나쁜 성분이 온몸으로
문제는 2월 들어 미세먼지가 또다시 한반도를 뒤덥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환경공단에서 에어코리아에 공개한 미세먼지 측정 데이터를 살펴보면, 지난 2일 전국적으로 초미세먼지(PM2.5) 수치가 순간 최대 119㎍/㎥까지 상승하면서 매우나쁨 수준이었다. 미세먼지(PM10)도 순간 최대 338㎍/㎥을 기록했다.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미세먼지가 호흡기나 점막을 통해 들어가 폐가 영향을 받는다. 예를들어 기존 폐와 관련된 안좋은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환경질환연구센터 박영준 센터장은 "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미세먼지 속에 있는 나쁜 성분들이 온 몸을 돌아다니면서 각종 장기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세먼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외출할때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가급적이면 외출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이산화탄소가 인지능력 악영향
직장인들은 평소 출퇴근 시간 만원 광역버스를 타 봤다면 하품이 나오거나 졸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심할 경우 두통까지 오는 경우도 있다. 이는 버스내 산소가 부족해서 인체가 반응하는 현상이다.

미국의 한 연구진은 고농도 이산화탄소가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인지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교실 공기오염이 인지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실내공기품질연구단 이윤규 단장은 "학교 교실은 환기를 하지 않을 경우 30~40분만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최대 3000ppm까지 급증한다."고 말했다. 학교보건법상 교실내 이산화탄소 농도 기준은 기계환기설비가 있을경우 1500ppm, 없을 경우엔 1000ppm이다. 실내 이산화탄소가 2000~3000ppm에 이르면 직접적으로 사람이 죽을 정도는 아니지만 아이들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등 학습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공기청정기는 이산화탄소 해결 못해
교실에 공기정화와 환기 시설이 설치된 학교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만 아직 모든 학급에 설치돼 있지 않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초·중·고 전체 27만2486개 학급 중 3만2460개 학급은 환기설비나 공기청정기 어느 하나도 갖추지 못했다. 두가지 모두 갖춘 학급은 2만1668개, 환기설비만 1만7674개, 공기청정기만 20만684개다.

현재 전국 학급에 가장 많이 설치된 것은 공기청정기다. 하지만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를 정화시킬뿐이지 이산화탄소와는 상관이 없다. 이윤규 단장은 "환기설비가 없을 경우 수업중간에 창문을 5~10분간 열어서 환기를 해야 만이 기준치 이하로 유지를 할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기업인 에프엠텔레콤에서는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에 학교 교실의 공기오염물질 저감 기능을 추가한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다. 이 기술을 통해 학교 교실 내부 이산화탄소 및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이 시스템을 구축한 학교는 약 23%의 에너지 절감과 필터 교체비용 절감 등 건물 전체의 비용 절감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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