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데뷔 앞둔' 최경주, PGA투어 3개 대회 연속 출전.."해볼만하다"

      2020.02.04 15:09   수정 : 2020.02.04 15: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 손에 지팡이 들고 또 한 손에 가시 쥐고선 늙은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 했더니 어느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고려 후기 유학자 우탁이 살처럼 빠른 세월의 덧없음을 노래한 시다. 돌덩이 같은 강철 체력으로 '영원한 청년'으로 머물 것만 같았던 '탱크' 최경주(50·SK텔레콤)가 오늘 5월 19일 생일이 지나면 만50세가 돼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에 데뷔한다. 시니어로 인생 2막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경주는 2000년에 PGA투어에 데뷔한 이후 통산 8승을 거두고 있다. 아시아 국가 출신으로는 역대 최다승이다.
그런 활약에 힘입어 통산 상금액 순위에서 3266만6559달러(약 388억5687만원)를 벌어 들어 이 부문 28위다. 그리고 그 자격으로 챔피언스투어 영구 출전권을 보유하게 됐다. 그는 "챔피언스투어 데뷔 첫해인 올해는 메이저대회 위주로 하고 당분간은 정규투어 출전에 좀 더 비중을 둘 생각이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우선 드라이버 비거리에서 아들뻘인 젊은 선수들과 엄청난 차이가 난다. 최경주의 시즌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278.3야드로 223위다. 322.4야드로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카메론 챔프(미국)와는 무려 44.1야드 차이다. 아이언 거리로 족히 2클럽 이상이다. 그만큼 버디 기회를 만들어 내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경주는 2019-2020시즌에 5개 대회에 출전했다. 3개 대회서는 미스 컷했지만 지난해 10월 제주도에서 열렸던 더CJ컵과 지난주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에서는 각각 공동 16위, 공동 55위의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중국에서 자신이 설립한 재단 골프 꿈나무들과 강도 높은 동계훈련을 하면서 야심차게 준비한 결과치고는 다소 초라하다.

물론 그런 성적에 일희일비할 최경주가 아니다. 그는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것에 우선 감사하면서 즐길 수 있을 때까지 즐기겠다"고 누누이 강조한 바 있다. 게다가 지난주 대회서 첫날 5언더파를 치면서 어느 정도 자신감도 갖게 됐다. 그런 최경주가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 피닉스오픈에 이어 3주 연속 대회에 출전한다.

오는 7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개막하는 AT&T 페블비치 프로암이다. 할리우드 스타, 다른 스포츠 종목 스타 플레이어 등과 함께 경기하는 프로암 방식인 이 대회는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2·6816야드), 스파이글래스 힐 골프코스(파72·6953야드), 몬테레이 페닌슐라CC 쇼어 코스(파71·6958야드)에서 사흘간 라운드를 한 뒤 페블비치 링크스에서 우승자를 가리게 된다.

강성훈(33), 김시우(25), 이경훈(29·이상 CJ대한통운)도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 대회 2라운드 때 몬테레이 페닌슐라 코스에서 60타를 쳐 코스 레코드를 수립한 강성훈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작년 대회서 대회 통산 5승째를 거둔 필 미켈슨(미국)의 타이틀 방어 여부도 관심사다.
미켈슨은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투어 사우디 인터내셔널 공동 3위로 샷감 조율을 마쳤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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