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대형매장 신종코로나 대책 미흡…시민안전은 뒷전
2020.02.04 17:37
수정 : 2020.02.04 17:37기사원문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 수원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환자 발생으로 시민 불안이 확산하는데도 대형 할인매장, 백화점 등을 이용하는 시민을 보호하는 대책마련은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직원에 대한 예방이나 보호대책을 마련했지만 정작 시민은 뒷전이라 아전인수(我田引水)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자 전날까지 3차례에 걸쳐 수원지역 대규모 점포 26곳과 준대규모 점포 61곳에 대응·대책 관련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점포를 이용하는 시민을 보호할 대책 마련보다는 점포 직원 사이 감염증 전파를 예방하는 대책마련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시는 지난달 23일 첫 공문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병 사실을 알리고, 점포마다 기침예절이나 예방수칙 등이 담긴 안내문을 부착하도록 했다.
지난달 31일 보낸 2차 공문에는 안내문 부착과 세척제 구비, 감염병 예방 관련 방송 실시, 종업원의 마스크 상시 착용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전날 보낸 3차 공문은 점포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이나 행사를 중단하고, 중국 우한시에 방문한 사람과 접촉한 직원이 있는지 확인해 시에 보고하라는 내용이다.
시는 공문을 보낸 뒤 각 점포 현장 점검을 해 예방수칙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점포가 출입구에 손 세정제를 비치하거나 직원들이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는 등의 기초적인 예방 수칙만 따를 뿐 점포에 방문하는 시민을 보호하는 대책은 없다.
시에서 3차례에 걸쳐 보낸 공문과 각 점포의 대응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증상자가 점포에 방문했을 때 이를 제재할 방안이 없어 점포를 찾는 시민은 감염증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경기도청, 수원시청 등 청사에는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하거나 드나드는 모든 사람이 손 소독기나 세정제로 소독을 하도록 직원들이 출입구 앞에서 확인한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방문이 더 잦은 대규모 점포에는 이런 장치가 없다.
때문에 확진자나 밀접접촉자 등이 방문했던 점포를 방문한 시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9일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에서 입국한 12번째 확진환자(48세 남성, 중국인)는 14번째 확진환자인 아내와 대형마트, 면세점, 영화관 등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확진환자 15명이 접촉한 경기지역 접촉자만 499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대규모 점포에서 고객 안전과 감염증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수원시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고객 불안을 조장할 수 있어서 열화상 카메라 설치 등은 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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