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역지사지의 마음 필요" 우회적 불만 표시한 中대사

      2020.02.04 17:45   수정 : 2020.02.04 17:45기사원문
싱하이밍 신임 주한 중국대사는 4일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국제한조치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의 건의에 따른 '과학적' 결정이 필요하다"며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중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 사태 진정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과 사태 수습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강도 높은 반발 뉘앙스보다는 국제사회를 향한 '우회적인' 메시지라는 관측이다.

■中 입국제한조치 '섭섭함' 표출

싱 대사는 이날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의 조치가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고 과학적인 WHO의 권고를 뛰어넘는 과도한 것임을 강조, 한국 정부 조치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는 분석이다.



싱 대사는 '한국의 입국제한조치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중국과 한국은 운명공동체로 서로를 이해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이 필요하고, 한국이 처한 (입국제한)조치에 대해 많이 평가하지는 않겠다"며 "WHO에 따르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 정부의 대응이 모범적이고 적절한 것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싱 대사는 "중국이 그동안 강력하고 효과적인 전염병 차단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지금 다른 나라의 전염병 상황이 비교적 가벼운 상태이고, 해외 확진환자 수도 전체 확진환자 수의 1%에 불과하며 159명의 해외 감염환자 중 사망자는 필리핀에서 1명"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강력한 사후조치로 인해 신종 코로나가 추가 확산되는 것이 최소화되고 있다는 점을 재차 언급한 것이다.

■한국 정부 지원 감사 표시

싱 대사는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의료품 지원 등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


그는 "중국은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한국 교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고 한국의 교민 철수에 대해 지지 및 편의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에 있는 한국인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여러 채널을 통해 중국이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한국 정부와 각계 인사들도 자금과 물자를 제공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소중한 성원과 지지를 보냈다"며 "중국은 이 따뜻한 정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입국제한조치에 대한 불만의 톤은 낮추면서 다양한 지원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시함으로써 지난해 말부터 불기시작한 한·중 간 해빙무드가 이번 사태로 인해 다시 갈등관계로 악화되는 것을 내심 원치 않는다는 것으로 보인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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