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매점매석 제한에도 품귀현상 지속... 이유는?

      2020.02.11 15:36   수정 : 2020.02.11 15: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불거진 마스크 매점매석 차단에 돌입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매점매석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 대비 법이 정한 처벌이 터무니없이 약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한 몫을 잡겠다고 작정하면 감당못할 처벌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마스크 대란 이후 이마트와 쿠팡 등 유통업체가 '매점매석을 차단하겠다'고 나섰지만 일부 업자들은 여전히 평소 대비 비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한다. 적지 않은 소비자들도 주문이 취소됐다는 답변을 받는다.
고시 시행 이후 신고센터가 마련된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엔 주문 취소를 성토하는 항의전화가 쇄도한다. 왜일까.

가장 큰 이유는 폭증한 소비를 생산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가 고객 1명당 마스크 30개 정도로 판매수량을 제한하고 온라인 마켓도 주문 1회당 2개 정도씩 제한된 수량만 판매하고 있어 대량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생산현장에선 공장별로 연일 수십만개까지 제품을 생산하지만 밀어닥친 수요를 바로 감당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공장별 평균 공장가동률은 역대 최고수준이며 사태 이전보다 최소 3배 이상까지 늘어난 것으로 보고됐다.


지난달 말 이뤄진 대량거래도 문제로 지적된다.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점매석 행위자에게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두고 있지만, 실효성 있는 단속이 이뤄지지 않아 매점매석이 의심되는 수천만개의 마스크가 거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가 고시를 제정하고 처벌에 나선 5일 이후에도 대량으로 거래된 물량 상당수가 시장에 풀리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매점매석이 완전히 근절되기는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매점매석으로 기대되는 수익보다 처벌이 너무 약하기 때문이다. 한 변호사는 "2년 이하 징역이라고 하는데 보통 실제 처벌은 그에 못미친다"며 "매점매석이란 게 막대한 수익을 기대하는 행위인데 처벌이 너무 약해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2년 이하 징역이면 실제로는 그보다 약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워낙 긴급한 상황이니 고시를 만드는 정도였지만 근본적으로는 법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마스크를 매점매석한 유통업자가 큰 이득을 남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고시 제정 이후 정부가 구입한 물품을 5일 이상 보관하는 사업자를 조사하고 있기에 처벌을 피하려는 업자는 판로를 찾아 나서야 한다.
기존엔 신고 없이 반출도 가능했지만 정부는 200만원 이상이거나 수량 1000개 이상의 마스크에 대해 정식 통관절차를 밟도록 절차를 강화했다. 이미 계약이 체결된 물량도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관세청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수출신고를 하게 되면 딜레이가 될 것"이라며 "보따리상들이 여행객 휴대품으로 간이하게 가지고 나가는 건 안 되게 됐다"고 정책변경의 의미를 설명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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