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엎친데 '한파' 덮친 거리…사람이 안다닌다

      2020.02.05 14:15   수정 : 2020.02.05 16:24기사원문
아침기온이 영하 10도 내외로 떨어진 5일 오전 충북 청주시 성안길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0.2.5/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5일 오전 충북 청주시 성안길의 한 카페에서 직원이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고 있다. 2020.2.5/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청주=뉴스1) 엄기찬 기자,김용빈 기자 = "신종 코로나 때문에 가뜩이나 돌아다니는 사람도 없는데 날씨까지 이렇게 추워서 다니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봄날 같던 날씨가 영하로 곤두박질친 5일 오전 충북 청주 성안길에서 만난 상인은 거래처 직원이 들여다 놓은 상품을 정리하면서 푸념을 늘어놓았다.

예전 같으면 졸업 시즌인 데다 입학과 밸런타인데이 등을 앞두고 선물을 사려는 이들로 가게가 있는 성안길이 바글바글했을 테지만 요즘은 그렇지가 않다.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로 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포가 우리나라까지 덮치면서 거리로 나서는 이들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겨울 들어 처음 찾아온 매서운 추위는 그나마 오가던 이들의 발길마저 묶어버렸다.

조금 과하게 표현하면 말 그대로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라는 게 상인들의 푸념이자 넋두리였다.

한 상인은 "물건을 들여는 놨지만, 사람 자체가 없으니 팔리는 것도 없다"며 "졸업이랑 입학도 줄줄이 있어 대목인데 올해는 (장사를) 포기했다"고 푸념했다.

이 상인의 하소연처럼 올겨울 최강 한파가 몰아친 이날 청주 성안길은 상인들과 드문드문 오가는 사람들 빼고는 감염증 공포와 추위에 잔뜩 움츠려 있었다.

이따금 오가는 이들은 두꺼운 패딩 점퍼와 장갑, 목도리, 마스크 등으로 온몸을 꽁꽁 싸매고 주변 상가에는 관심이 없는 듯 바쁘게 발길을 옮길 뿐이었다.

한 젊은 여성은 "신종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했는데, 날씨가 춥지만 덕분에 따뜻하다"며 "빨리 가서 친구랑 따뜻한 커피라도 한잔 해야겠다"고 길을 재촉했다.

거리에서 어묵이나 호떡 등의 먹거리를 파는 노점의 상인은 올겨울 처음 마주한 한파가 그나마 반갑다.

오가는 이들이 없긴 하지만, 뜨끈한 어묵 국물에 몸을 녹이려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찾아 벌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이다.

트럭 노점에서 어묵과 호떡을 파는 최모씨(여)는 "날이 추우니 (어묵) 국물 생각이 나는지 사람들이 꽤 있다"며 추위가 반가운 듯 말을 건넸다.

그러면서 "얼른 끝나서 사람들이 많이 좀 다녔으면 좋겠다"며 신종 코로나 공포와 한파로 잔뜩 움츠러든 거리를 바라보며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더러는 신종 코로나 공포가 찾아들기 전이나 지금이나 분위기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전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카페 직원은 "코로나 때문에 손님이 없을까 봐 걱정했는데 아직은 (손님이) 크게 줄거나 매출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다른 지인 가게들을 봐도 상황이 비슷하다"며 "오히려 날씨가 추우니깐 따뜻한 음료를 찾는 손님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올겨울 들어 가장 매서운 추위가 찾아온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음성(금왕) 영하 13.1도, 제천(백운) 영하 12.4도 등 대부분 영하 10도 안팎의 분포를 보였다.


오랜만에 겨울다운 추위를 마주한 출근길 시민들은 두꺼운 점퍼와 이제는 필수가 되다시피 한 마스크로 몸과 얼굴을 감싼 채 하루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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