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항공권 취소 수수료 면제" 청와대 국민청원…두 번 우는 항공업계

      2020.02.06 15:47   수정 : 2020.02.06 1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항공권 전세계 취소 수수료 면제 해주세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전세계 노선의 항공권 취소 수수료를 면제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모든 노선의 항공권 취소 수수료를 면제토록 해달라는 주장이다.

실제 국적항공사들은 최근 중국 이외의 노선에 대해서도 수수료를 면제해달라는 항의 전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나 정당한 취소 수수료 면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만큼 중국 외 노선에 대한 수수료를 면제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모든 항공사의 공통된 입장이다.

6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5일 한 청원인은 "항공권 전세계 취소 수수료 면제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을 올렸다.
이 청원인은 "수수료가 너무 아까워 무리해서라도 외국에 가고 싶은 상황이다. 그런데 태국을 다녀온 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걸린 걸 보고 중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가지 않는게 낫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환불 약관이 개인의 사유가 아니라 이렇게 중대한 국가적인 재난 상황이라면 예외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해당 청원에 참여한 인원은 800여명 수준이다. 청와대는 30일 동안 20만 이상 추천 청원에 대해선 정부 및 청와대 책임자가 답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복수의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해당 청원인과 같이 중국 노선이 아닌 항공권에 대한 취소 수수료 면제를 요구하는 이들의 주장은 계약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각 항공사 여객운송약관에 따르면 항공사들이 받는 '취소 위약금'은 항공권 환불 시 해당 운임의 환불 규정에 의거해 부과하는 요금을 말한다. 항공사는 소비자가 항공권을 구매할 당시, 결제 직전 해당 위약금에 대한 고지를 하고 있다.

다만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수수료 면제는 특수한 케이스라는 설명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외교통상부에서 여행 경보를 상향 조정했고, 현실적으로도 여행하기에 어렵다는 판단 되기에 수수료 면제해주는 케이스"라고 말했다. 중국 이외의 지역에 대해선 약관에 명시된 '개인의 사유'인 만큼 취소 수수료를 정당하게 부과하고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지금은 동남아 뿐 아니라 제주 노선까지 환불수수료 면제 요청이 어마어마해서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환불 수수료 면제 요청글을 각 항공사에 계속 남기면 해줄거라는 식의 억지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국내 항공업계는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일본여행 불매운동과 올 들어 발생한 신종 코로나 탓에 이미 경영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저비용항공사(LCC) 뿐 아니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풀서비스항공사(FSC)까지 희망휴직과 무급휴가 등을 실시하고 있다.
전날엔 LCC 중 한 곳인 티웨이항공의 대표이사가 사내게시판을 통해 "지금처럼 연속된 악재가 겹쳐 퇴로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어려운 시기는 없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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