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고시원업주 살해 40대 총무 징역 25년 확정…"심신미약 아냐"
2020.02.07 12:00
수정 : 2020.02.07 14:19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고시원 요금을 자신의 계좌로 빼돌린 사실이 발각될 것이 두려워 업주를 살해한 총무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41)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1월 총무로 일하던 부천시 소재 한 고시원에서 설거지를 하던 업주 A씨의 목과 옆구리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전날 고시원에 입주할 예정인 사람이 낸 요금 22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받아서 쓴 사실이 발각될 것이 두려워 A씨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범행 뒤 약 20만원의 현금이 든 A씨의 지갑과 휴대전화를 훔쳐 달아났다가 당일 부천의 한 여관에서 붙잡혔다.
박씨는 또 2018년 서울 송파구에 있는 다른 고시원에서 일하면서 총 13차례에 걸쳐 입실료 330여만원도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살인 범행 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환청이 들려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지만, 법원은 심신미약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1심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고, 배심원 9명은 만장일치로 유죄평결을 내렸다. 배심원 1명은 징역 20년을, 나머지 8명은 징역 25년을 선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재판부는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2심도 박씨가 서울과 부천의 병원에서 알코올 의존증과 혼합형 불안장애로 입원치료를 받은 사실만으로는 심신미약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피해자의 당시 육체적·정신적 고통은 극심했고 유족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고 피해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박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