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인명경시” 사형 구형된 고유정…10일 결심 ‘최후진술’
2020.02.09 09:51
수정 : 2020.02.09 10:34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37)에 대해 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한 가운데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부장판사 정봉기)는 10일 오후 2시 지법 201호 법정에서 선고 전 결심 공판을 진행한다.
이날 결심에선 변호인의 최후 변론과 피고인의 최후 진술이 진행된다. 앞서 고유정 측은 지난달 20일 결심에서 “피고인이 수면제를 누군가에게 먹인 사실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대검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재차 전 남편 혈액과 현 남편 모발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된 과정에 대해 사실 조회를 요청했지만, 일부 문건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며 재판부에 피고인의 방어권·변론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해 달라며 기일 연기를 요청했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25일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모 펜션에서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난해 3월2일 오전 4~6시 사이 현 남편과 자고 있는 의붓아들의 머리 뒷부분을 강하게 눌러 살해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고유정은 지난 11차례 재판에서 전 남편 살해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전 남편에 대한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고유정은 재판 처음부터 전 남편이 성폭행을 하려고 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의붓아들 살인에 대해서도 검찰이 제시한 공소사실을 보면 우연적 요소를 억지로 갖다 맞춘 ‘상상력의 결정체’라고 반박했다.
고유정은 또 그동안 단 한 번도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과하지 않았으며, 법원에 반성문도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이는 끝까지 정당방위를 주장해 형량을 낮추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되레 형량을 높이는 가중요소가 될 수 있다.
다만, 검찰이 지난 재판에서 사형을 구형한 만큼 이번 결심에선 형량을 낮추기 위해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과 발언을 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결심에선 또 재판부가 최후 변론과 최후 진술만 듣고 1심 선고를 마칠 지도 주목된다. 재판을 맡은 정봉기 부장판사는 오는 24일자로 수원지법·수원가정법원 안양지원 부장판사로 자리를 옮긴다. 하지만 재판부 구성에 변화가 발생하면 신속한 재판 진행에 문제가 되는 만큼, 인사 전에 1심 형량이 선고될 것으로 에상된다.
한편 검찰은 앞선 재판에서 “극단적인 인명경시 살인”이라며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아들 앞에서 아빠를, 아빠 앞에서 아들을 참살하는 반인륜적 범죄를 두 차례나 저질렀다”며 “사건 범행 동기와 수단, 방법, 범행 잔혹성과 결과 종합했을 때, 두 사건 모두 피고인의 극단적 인명경시 태도에 기인한 계획적 살인임이 명백함에도, 피고인은 반성과 사죄는 없이 오직 거짓 변명과 회피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