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시대' 안전한 투자처 찾아… 금·외화통장 시선집중

      2020.02.09 16:42   수정 : 2020.02.09 16:42기사원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공포 확산으로 자산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2020년 국내외 경기회복 전망이 주류를 이뤘는데, 신종 코로나 사태가 이어지면서 세계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 부처와 한국은행을 비롯 주요 경제기관이 신종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기 하방압력과 수출위축 우려를 드러내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외 경기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금·달러 등 안전자산 선호로 관련 은행 계좌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다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수개월 진행되다 회복된 학습효과가 있어, 신종 코로나 사태 관련 경기 부진도 하반기까지 장기화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시장이 불안해 미래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안전자산인 금·달러 등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과거 메르스·사스 등을 보면 6개월 가량 영향을 미친 만큼 신종 코로나도 장기화 되진 않겠지만, 불확실성을 피할 곳으로 자금이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金 통장 계좌수 증가추세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사태와 경기부진 우려로 최근 은행권에도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은행권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는 금 통장 계좌수와 달러 외화통장 잔액이 1년새 각각 2~3%, 7% 가량 늘었다. 신한은행 금 통장인 골드리슈 계좌수는 지난해 1월 14만7105개에서 올해 1월 15만36개로 늘었다.

은행들은 실물인 골드바와 금 통장을 판매하는데, 세금 등에서 금 통장이 유리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골드바 구입시 부가세 10%로 높은 세금을 매긴다. 하지만 금 통장의 경우 매매차익에만 배당소득세(15.4%)가 붙는다. 은행들의 금 통장은 보통 0.01g 단위로 판매된다. 2월7일 오전 11시01분 고시기준에 따르면 금 0.01g 기준가격은 5만9798.64원에 매입가격 6만396.62원, 매도가격은 5만9200.66원이다.

금 통장에서 0.01g 매수가격은 기준가격+수수료 1%이고, 매도가격은 기준가격-수수료 1%로 계산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 통장으로 금을 거래할 때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가 부과돼 골드바 구매보다 세금이 크게 줄어든다"며 "최근 경기부진으로 안전자산에 선호도가 높아 금통장 계좌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금 통장은 국제 금 가격과 원·달러 환율을 감안하는 원금비보장형 상품으로 위험등급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국제 금 가격 등에 수익이 결정되고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 상품이란 점도 유의해야 한다.

■원화약세…외화통장 관심

원화 약세 전망 등으로 달러화 외화예금이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거주자외화예금 달러화 잔액은 687억달러로 전월대비 7% 가량 늘었다. 원·달러 환율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기 전인 1월10일 1157원으로 저점을 형성하다 상승세를 타면서 1월31일 1194원까지 높아졌다. 이후 1180원대에서 오르내리는데 코로나 사태가 이어질 경우 1200원선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처럼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일본과 수출전쟁에 이어 올해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환율이 요동치고, 원화 약세 움직임까지 겹쳐 안전자산인 달러화 외화통장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국민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 최근 1년새 10% 가량 늘었다. 외화예금은 예금자 보호상품으로 가입자에 따라 거주자계정과 해외이주자계정 등으로 나눠진다. 거주자 계정은 외국에서 송금받은 외화, 취득·보유가 인정된 외화, 국내 은행 등에서 매입한 외화를 넣는다. 해외이주자계정은 해외이주자 및 이주예정자가 자기명의 재산을 처분해 취득한 원화를 외화로 예치하는 것이다.

외화통장은 은행 고시 고정금리와 환차익을 누릴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원화 대비 달러값이 쌀 때 가입해 비쌀 때 파는 판다면 환차익을 노릴 수 있고, 환차익은 비과세"라면서도 "반대로 가입시점보다 환율이 하락할 경우 투자손실을 볼 수 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의 달러&골드테크 통장은 달러화로 가입하는 골드리슈 자유 입출식 통장이다. 달러화로 고시되는 국제 금가격의 특성을 고려해 골드리슈 가입통화를 달러화로 확대해 환전비용 절감과 거래 편의성을 제공한다.
농협의 다통화 월복리 외화적립예금은 금리 1.58%에 달러 등 10가지 통화에 따른 우대금리(1.15~0.25%)를 제공한다.

국민·우리·하나은행 등도 외화예금 잔액이 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추가 감염 우려로 금융시장 변동성은 큰폭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에 따른 신종 코로나 확산 추이를 보면서 자산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진단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