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무슨 상을 받건 오스카 승자...."즐겁게 완주하겠다" 곽신애 대표

      2020.02.10 09:45   수정 : 2020.02.10 11:5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샘 멘데스 감독의 ‘1917’과 함께 작품상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시상식을 앞두고 주요 매체 평론가들이 ‘기생충’은 오스카 작품상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1917’는 아카데미가 전통적으로 선호하는 인간애를 강조한 전쟁영화로 골든글로브시상식에 이어 작품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기생충’이 받을 것이고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생충'은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지만, '칸 프리미엄 따위는 거의 없는' 미국에서는 비영어, 비할리우드, 예술영화에 불과했다. 하지만 매년 오스카에 입후보하는 영화들이 하나둘씩 개봉되는 지난해 가을부터 시상식 직전까지 '오스카 캠페인'이 벌어졌고, 여기서 한국영화 최초로 합류한 '기생충'이 올 오스카 시즌 최고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기생충'이 작품상을 못받으면, 오스카는 기존의 보수성을 깨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이고,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으면, 역대 오스카 최초로 작품상을 받는 비영어 영화로서 새 역사를 쓰게 된다.

이 때문에 ‘기생충’은 무슨 상을 받건 올해 오스카 최고의 화제작이자 최대 수혜자다. 진정한 승자인 것이다.
앞서 연예잡지 ‘베니티 페어’는 봉 감독을 “올해 오스카 시즌 가장 사랑과 찬사를 받은 대상”이라고 표현했다. 앞서 LA타임스의 저스틴 창 평론가는 “오스카가 지난 92년간 단 한 번도 비영어 영화에 작품상을 준 적이 없다”고 꼬집으며 “오스카는 주로 미국영화를 기념하기 위해 존재하며, (아카데미 회원들이) 최고의 영화가 매년 미국영화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할지” 의구심을 던지면서 “(비영어·비할리우드 영화인) ‘기생충’은 작품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피력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8000여명 회원이 출품작 중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7일 이상 연속 상영된 영화를 대상으로 투표권을 행사한다. 백인 남성이 다수며, 너무 어둡고 폭력적인 영화를 선호하지 않는다. 일례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1974년 ‘컨버세이션’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1979년 ‘지옥의 묵시록’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전양준 위원장은 “하지만 워터게이트 사건을 다룬 ‘컨버세이션’은 오스카 작품상 등 후보에 올랐으나 무관에 그쳤고, 베트남전에 대한 비판과 패배를 다룬 ‘지옥의 묵시록’은 기술상 2개 부문 수상에 그쳤다”며 오스카의 보수성을 꼬집었다.

‘기생충’은 72회 칸영화제를 포함해 세계 57개 해외 영화제에 초청돼 다수의 트로피(19개 영화제)를 거머쥐었다. 골든글로브시상식, 영국아카데미시상식 등 총 55개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을 수상했다. 특히 미국 4대 조합상 중 미국배우조합(SAG)상 앙상블상과 미국작가조합(WAG) 각본상을 받았다. 앙상블상은 아시아영화 최초로 받았다.

곽신애 ‘기생충’ 제작자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앞서 오스카 캠페인 중 가장 감격스러웠던 일로 SAG상 수상을 꼽았다. “배우나 연기 부문이 상대적으로 수상 등에서 조명 받지 못했던 아쉬움이 컸다.
그런데 미국배우조합상에서 10명 배우 모두에게 주는 상을 단체로 받았을 때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또 “시상식이 끝나면 ‘우리들 충분히 멋지고 잘했다’며 서로 포옹할 것이다.
즐겁게 완주하겠다는 목표를 향해 일정의 마지막 날까지 힘내겠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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