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수 하사, 이제 법적으로 여성…여군 복무 못할 이유 없어"

      2020.02.10 15:22   수정 : 2020.02.10 15:22기사원문

군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아 강제 전역을 하게 된 육군 부사관 변희수 하사(22)가 법적으로도 여성이 된다.

군인권센터는 청주지방법원이 성전환 수술을 완료한 변 하사의 법적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정정할 것으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29일 변 하사가 가족관계등록부 특정등록사항란 성별 표기 정정 신청을 제출한 지 44일 만이고, 지난달 22일 육군으로부터 고환 및 음경 결손을 근거로 강제 전역 조치 된 지 19일 만이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법원은 결정문에서 변 하사의 성장 과정, 성전환 수술을 받을 것을 결심하고 호르몬 치료와 수술을 받게 된 과정, 수술 결과의 비가역성 뿐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군인이 되고 싶어했던 점, 군인이 되고난 후에도 꾸준히 치료와 군 생활을 병행하였던 점, 앞으로도 여군으로서 계속하여 복무하기를 희망하는 점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국가인권위원회는 2020년 1월 21일, 육군본부에 성별정정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변 하사를 남성으로 규정해 심신장애로 전역시키는 것은 부당하다고 권고한 바 있다"며 "그러나 성별이 정정되고 나면 변 하사를 전역시킬 명분이 없었던 육군본부는 이를 무시하고 서둘러 전역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변 하사의 강제 전역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의 숙명여대 입학을 둘러싼 논란까지, 최근 한국 사회는 혐오의 소용돌이에 빠져있다"며 "소수자에게 자신의 존재를 입증할 것을 강요하는 폭력적인 상황이 반복된다. 한 사람의 존재를 부정하고 삶을 짓밟는 일에 조금의 망설임이 없는 이들이 너무도 많다"고 강조했다.

군인권센터는 육군이 변 하사의 전역을 결정했던 일도 이와 같다고 강조했다. 군인권센터는 "남성 성기의 유무를 기준으로 ‘군인의 자격’을 판별하고, 한편으로 여군을 앞세워 변 하사와 여군을 함께할 수 없는 존재 마냥 낙인찍었다"라며 "트랜스젠더의 존재가 불편했던 육군본부는 조직 내 소수자인 여군들이 또 다른 소수자인 트랜스젠더를 거부하는 모양새를 갖추고자 언론플레이를 해왔다. 비열하고 잔인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원의 결정에 따라 변 하사는 다가올 인사소청에 법적‘여성’으로 임하게 된다. 이제 국방부는 고환 결손, 음경 결손의 비겁한 이유 뒤에 숨을 수 없다"며 "성별 정정 절차를 모두 마친 변 하사가 여군으로서 복무하게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국방부가 혐오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떠한 논리를 펴게 될지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는 모든 시민들과 함께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변 하사는 군 복무 중이던 지난해 11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변 하사는 하사 복무를 희망했지만 육군은 군인사법 등 관계 법령상의 기준에 따라 '계속 복무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며 강제 전역을 결정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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