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애가 엄마하고 나타난다” 고유정, 끝까지 혐의 부인

      2020.02.10 16:20   수정 : 2020.02.10 17:28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37)은 10일 선고 전 마지막 재판에서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정봉기 부장판사)는 앞선 재판에서 검찰이 고유정에 대해 사형을 구형한 가운데 이날 오후 2시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의 최후 변론과 피고인의 최후 진술에 앞서 “몇가지 확인할 게 있다”며 의붓아들 상해 혐의와 관련해 수면제 처방·구입 과정과 유산 후 현 남편과 싸우던 중 뜬금없이 잠버릇이 심하다고 언급한 점, 피고인의 아들이 아닌 현 남편의 아들인 피해자를 청주 집으로 먼저 오도록 설득한 이유, 의붓아들 사망 후 현장을 치운 점 등 범행의도와의 연관성여부를 캐물었다.



고유정은 이에 대해 “기억이 제대로 안난다", "화제 전환을 하려고 했다"거나 ”판사님과 머리와 뇌를 바꿔서 보여주고 싶은데…"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또 “현 남편이 친자만을 예뻐해 이에 대한 복수심으로 살해계획을 세우고 피고인 자식은 청주 집에 늦게 올라오도록 한 게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전혀 아니다"고 단호하게 부인하며 결백을 주장했다.


고유정은 숨진 아들이 꿈에 나타나 내 치마에 매달려 '엄마'라고 부른다고도 말했다. 고유정은 “내가 죽였다면 아들이 예쁜 모습으로 내 꿈에 나타나겠느냐”고 반문했다.

고유정은 그동안 11차례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전 남편 살해 혐의는 인정했지만 의붓아들 살해 혐의는 부인해 왔다. 전 남편 살해는 계획된 범죄가 아닌 성폭행을 피하려다 발생한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해 왔다.

고유정은 또 정당방위를 주장함으로써 형량을 낮추려는 의도인 듯 그동안 재판과정에서 단 한 번도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과하지 않았고, 법원에 반성문도 제출하지 않았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25일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무인펜션에서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난해 3월2일 오전 4~6시 사이 현 남편과 자고 있는 의붓아들의 머리 뒷부분을 강하게 눌러 살해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앞선 재판에서 “극단적인 인명경시 살인”이라며 고유정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아들 앞에서 아빠를, 아빠 앞에서 아들을 참살하는 반인륜적 범죄를 두 차례나 저질렀다”며 “사건 범행 동기와 수단, 방법, 범행 잔혹성과 결과 종합했을 때, 두 사건 모두 피고인의 극단적 인명경시 태도에 기인한 계획적 살인임이 명백함에도, 피고인은 반성과 사죄는 없이 오직 거짓 변명과 회피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결심에선 재판부의 피고인 신문에 이어 변호인 최후 변론과 피고인 최후 진술이 이어지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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