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빼앗은 겨울.. 에너지 기업에 타격

      2020.02.10 16:55   수정 : 2020.02.10 16: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기후변화가 전세계 에너지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은 지난 1월 북반구의 따뜻한 날씨가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재앙을 불러 일으켰다며 이로 인해 석유업계와 천연가스 업계가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전세계에서 난방의 필요성이 적어지자 석유 및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가 적어진 것.

미국의 기상정보 제공업체 코모디티 웨더그룹(CWG) LLC의 기상학자 조 워즈니키는 전세계의 난방 수요 척도에서 미국은 10년 평균 값보다 12% 낮았으며 아시아는 14%, 유럽은 13% 낮았다고 전하며 미국과 아시아가 기록적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5년 동안 온실가스가 지구의 생태계를 변화시키면서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겨울이 이어지고 있다며 1월 기온의 상승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전세계적으로 폭락했으며 미국 선물 시장에서 천연가스는 MMBtu(백만Btu·25만㎉ 열량을 내는 가스양) 당 2달러 이하로 1990년대 이후 연중 최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전년 동기비 약 30% 하락한 수준이다.


에너지컨설팅업체 피라에너지의 설립자인 게리 로스는 "지난 1월 온화한 기후로 인해 석유에 대한 전세계에서 석유에 대한 수요가 일 80만 배럴 가까이 줄었다"며 "이는 터키 전체의 일 평균 석유 소비량과 맞먹으며 천연가스 업계도 이와 비슷한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의 에너지 헤지펀드 스타타 캐피탈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론 오저도 "올해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겨울이라는 계절이 실제로 나타나지 않았다"며 "공급 과잉이 계속 발생했다"고 전했다.

따뜻한 날씨는 주요 석유 생산국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합체(OPEC+)에 소속한 산유국의 전문가 대표들은 8일 회의에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려 외에도 따뜻한 기후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연말까지 감산을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직 석유 교역량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지만 가스 교역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경우 국가의 수입의 40%를 석유와 천연가스 회사에 의존하고 있다며 지난 1월 러시아의 국영 가스 생산 업체인 가즈프롬의 유럽과 터키 수출량이 전년보다 25%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가즈프롬의 주식은 올해 11% 하락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비정상적인 겨울 날씨가 미국의 가스와 석유 업계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지난 2년간 셰일가스와 셰일오일을 시추하는 굴착기 생산을 늘려온 업체들은 이제 석유의 부산물인 가스를 제거하기 위해 수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고 전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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