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병 감염되고 혼자 남겨진 남편, 크루즈 객실 안에서..
2020.02.12 11:27
수정 : 2020.02.12 17:45기사원문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비드·COVID-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일본 크루즈선에서 매일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검역 기간이 더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승객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일행이 감염된 경우 남겨진 사람들은 감염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오레곤주에서 온 승객 켄트 프래셔는 아내가 코비드-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지난 6일 도쿄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된 후 혼자 남아 있다.
승객 대부분은 하루 한시간 반 마스크를 쓴 채로 갑판을 나오는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객실 안에 격리돼 있다. 프래셔는 바이러스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감염 위험이 상존하는 곳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처지다.
크루즈 측은 모든 승객과 승무원 체온을 검사하고 난간과 문을 더 자주 닦는 등 위생 점검을 철저히 하고 있지만 기침과 재채기로 전염되는 코비드-19 특성상 완전히 막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손을 자주 씻어야 하는 승객들 때문에 크루즈선 내에 여분의 물이나 위생 제품이 남아 있는지도 문제다.
프래셔는 "적어도 크루즈에서 내게 물티슈라도 줬으면 좋겠다"며 "추가 확진 사례 때문에 격리기간이 연장되는 것이 가장 걱정된다"고 말했다.
마이클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보건응급프로그램 책임국장은 지난 7일 언론 브리핑에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새로운 사례가 나올 때마다 일부 승객들은 격리기간(14일)이 더 연장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당초 격리기간은 오는 19일까지로 예정돼 있었다.
12일 NHK에 따르면 이날 일본 요코하마항 인근에 정박해 있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선에서 추가 확진자 39명이 확인되면서 총 감염자가 174명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