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여제’의 부활… 박인비, LPGA투어 통산 20승
2020.02.16 18:23
수정 : 2020.02.16 21:19기사원문
'골프여제' 박인비(32·KB금융그룹)가 통산 20승에 성공했다. 박인비는 16일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시턴의 로열 애들레이드GC(파73)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총상금 130만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4개에 버디 3개를 묶어 1오버파 74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8타를 기록한 박인비는 단독 2위 에이미 올슨(미국)의 추격을 3타 차이로 따돌리고 통산 20번째(메이저 7승 포함)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2018년 3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이후 1년 11개월 만에 맛보는 우승이다. 우승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3000만원). 한국 선수가 LPGA투어에서 통산 20승을 거둔 건 2003년 박세리(43·통산 25승) 이후 두 번째다. 또 LPGA투어 기록으로는 역대 28번째다.
박인비는 이번 우승으로 올림픽 2연패를 향한 프로젝트에 탄력을 받게 됐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116년 만에 여자 골프 금메달을 획득해 여자 골프 선수로는 최초로 골든커리어그랜드슬램을 달성했던 박인비는 1위 고진영(25), 2위 박성현(27·솔레어), 6위 김세영(27·미래에셋), 9위 이정은(24·대방건설), 12위 김효주(25·롯데)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6번째인 세계랭킹 17위에 자리하고 있다. 박인비가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려면 세계랭킹 15위 이내, 한국 선수 중에서 네번째로 높은 순위에 들어야 한다. 이번 우승으로 박인비의 세계랭킹은 15위 이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3타차 단독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한 박인비는 1번홀(파4) 보기로 삐끗했으나 3번홀과 4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단독 2위로 출발한 조아연(20·볼빅)이 4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4타차로 달아났다. 9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이 벙커에 빠지는 바람에 1타를 잃긴 했으나 경쟁자들도 강한 바람에 애를 먹으면서 박인비를 위협하지 못했다.
한때 5타차 여유있는 리드를 지키며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던 박인비는 14번홀(파4)과 16번홀(파3)에서 징검다리 보기를 범해 먼저 경기를 마친 올슨에게 2타차로 쫓겼다. 하지만 박인비는 17번홀(파5)에서 두 번 만에 볼을 그린에 올려 가볍게 버디를 잡은 뒤 마지막 18번홀(파4)을 파로 마무리지으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LPGA 한국군단'은 지난주 ISPS 한다 빅오픈에서 박희영(33·ISU)이 마수걸이 우승을 하는 등 시즌 초반 '언니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단독 2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하며 LPGA투어 직행 티켓 획득이 기대됐던 조아연은 ISPS 한다 빅오픈에 이어 이번 대회서도 뒷심 부족으로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초청 선수로 출전한 조아연은 4타를 잃어 이미향(27·볼빅)과 함께 공동 6위(최종합계 8언더파 284타)에 그쳤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