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항공사에 '긴급자금' 지원...2월말 대체노선 운수권 배분
2020.02.17 10:19
수정 : 2020.02.17 10: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벼랑 끝까지 몰린 항공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긴급 금융지원을 포함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앞서 10일 한~중 운수권과 슬롯(시간당 항공기 운항 가능 횟수) 미사용분 회수를 유예하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업계에선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비판이 높았다.
정부는 17일 '코로나-19 대응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해운분야에 대한 긴급 지원대책('코로나-19 대응 항공·해운 긴급 지원대책')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산은 통해 유동성 공급…공항사용료 납부유예
정부는 우선 긴급 금융지원과 각종 사용료 납부를 유예해주기로 했다. 산업은행을 통해 매출급감·환불급증 등으로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항공사에 대해 대출심사절차를 거쳐 필요한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 대해 최대 3000억원 범위 내에서 부족한 유동성을 적시에 지원할 예정이다.
또 코로나19 영향으로 운항중단·감축이 이뤄진 노선은 운수권·슬롯 미사용분에 대해 회수 유예조치를 시행한다. 국토교통부는 운수권 연간 20주 미만, 슬롯 80% 미만 사용시 회수하기 때문에 항공사들은 슬롯·운수권 유지를 위해 감염병에도 손실을 감수하고 운항을 해왔다. 하지만 국토부는 올해에 한해 회수하지 않기로 했다.
한~중 노선은 지난 5일부터 유예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이를 싱가포르, 일본,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대만 등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여행자제를 발표한 국가로 유예 대상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상반기 중 항공여객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6월부터 2개월간 착륙료를 10% 감면하고, 인천공항 조명료(약 300억원) 감면도 연장한다.
아울러 지난해보다 여객이 감소한 항공사는 최대 3개월 간 공항시설사용료에 대한 납부유예를 지원한다. 행정처분으로 항공사에 신규 과징금이 발생할 경우(현재 분기별 1회 이상 행정처분 중)에는 1년간 과징금 납부를 유예하고, 6월까지였던 항공기 안전성 인증과 수리·개조 승인에 대한 수수료 50% 감면기한을 2년 연장한다.
■2월말 파리·헝가리 등 대체노선 운수권 발표
이와 함께 정부는 일본에 이어 중국 하늘길까지 막힌 점을 감안해 이를 대체할 신규시장 확보를 위해 운수권 배분·신규 노선 발굴, 행정지원을 신속·유연하게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아시아권 이외 대체노선 확보 및 중장거리 노선 확대를 위해 파리, 헝가리, 포르투갈 등에 대한 운수권을 당장 이달 말 배분한다.
중단거리의 경우에도 베트남 퀴논·라오스 팍세 등 항공사의 미취항 도시 노선신설을 지원하는 한편 민관합동 항공시장개척 지원단을 파견하는 등 해외 항공당국과 협력·교섭을 통해 현지 공항의 슬롯 확보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단항·운휴에 따라 대체노선을 개설하는 경우 행정절차를 최대한 단축해 허가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밖에 오는 3월말부터 10월말까지 하계스케줄 여름 성수기 등 대비 부정기편에 대해서도 수요 탄력적으로 운항이 가능토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종식시점에는 경영 안정화를 위해 착륙료 감면, 슬롯확대, 항공기 리스보증금 지원 등을 검토·시행 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감편된 항공편을 운항재개 할 경우 전월 대비 착륙료 증가분에 대해 감면을 검토할 계획이다. 인천공항의 슬롯(운용능력)도 연내 시간당 70회(현재 65회)로 늘려 항공편 확대를 지원한다.
인천공항 시간당 슬롯 5개 확대시 연간 항공편 약 1만6000편 증대가 가능하다. 산업은행을 통해 항공기 리스 시 항공사의 초기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리스보증금을 대체하는 보증도 지원한다. 인천·한국공항공사에 대해선 코로나-19 대응 정부정책 추진으로 유발된 공공기관의 재무지표 하락은 공기업 경영평가시 감안키로 했다.
한편, 대한항공을 제외한 국내 모든 항공사들은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일본 수출제재와 보잉 737NG 동체결함이 직격탄이 됐다. 여기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위기경영 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코로나19 확산 이후 한~중 노선(59개 노선) 운항횟수는 약 77% 감소했고, 동남아 주요노선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
게다가 여행심리 위축으로 중국·동남아 등 항공권에 대한 예약취소·환불이 급증해 최근 3주간 항공사 환불금액은 약 3000억원에 이른다. 일본 제재이후 중국과 동남에 대체노선을 마련했던 LCC는 항공수요 위축이 지속될 경우 일부 항공기 운항중단까지 고려해야 하는 실정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항공은 국가 간 인적·물적 이동의 핵심수단인 만큼 국제적 감염병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는 분야"라며 "유동성 부족 극복을 위한 긴급자금과 항공수요 조기회복을 지원방안을 이번 긴급대책에 담았다. 지난해 12월 마련한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방안'도 적극 이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