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부 10억대 육박, "광교 팔고 서울 가자"… 역귀성 투자 늘어
2020.02.20 06:00
수정 : 2020.02.20 06:00기사원문
최근 경기 남부 등 수도권의 집값이 서울과 갭매우기에 들어가면서 강남이나 서울을 진입하려는 ‘갈아타기 족’이 늘고 있다. 특히 '수용성(수원·용인·성남)' 등 수도권 비규제 지역에 집을 여러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기존 집을 매매하고 서울 등에 똘똘한 한 채를 구입하려는 ‘역귀성 족’도 발생하고 있다.
19일 국토교통부 부동산 실거래가에 따르면 광교 중흥S클래스 전용 163㎡가 23억원에 거래되면서 3.3㎡당 3425만원을 기록하며 수원시 집값 1위를 기록했다. 이의동 자연앤자이 역시 2단지 전용 125㎡가 14억8000만원에 실거래되면서 3.3㎡당 3116만원을 기록했다.
한국 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10일까지 수원 아파트 매매가는 5.97% 올랐다. 특히 권선구는 7.07%, 영통구는 6.74%, 팔달구는 6.32%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평균 상승률은 1.34%에 불과했다.
이처럼 수원의 집값이 오르면서 서울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생기고 있다. 특히 정부가 9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 9억원 초과분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기존 40%에서 20%로 축소하면서 9억원대 아파트에 대한 상승률이 주춤한 상황이다. 또 15억원 이상 아파트는 대출이 전면 중단되면서 상승세가 멈췄다.
이에 수도권에서 가격 상승으로 아파트 가격이 오른 집주인들이 정부 규제로 집값이 눌려 있는 알짜 아파트로 갈아타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강남 개포동의 한 공인 중개소는 “매물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 거래 자체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정부 규제를 앞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갈아타기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규제 후에도 수원 등은 상승 여력이 있긴 하지만 지금 매도 타이밍을 잡고 움직이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정부 역시 '수용성'(수원·용인·성남) 중 집값 상승폭이 큰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기존 수요자들도 추가 상승폭이 예전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서울로 갈아타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수용성 중에서도 규제지역에 묶여 있지 않으면서 최근 집값 상승세가 심상찮은 수원 권선·영통·장안구 등지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규제가 심해지면 갭투자로 들어간 수요들도 대출 등의 어려움이 있고 집값 상승도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매도 타이밍을 잡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 용인 수지에 위치한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은 전용 84㎡ 기준 호가가 14억원대고 수원 광교신도시에 있는 '자연앤힐스테이트'도 호가가 13억원대다. 반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는 전용 84㎡ 매물이 2억원가량 떨어지면서 지난달 18억9700만원에 거래됐다. 리센츠의 전용 59㎡의 경우 17억5000만원대고, 전용 28㎡은 9억5000만원대다.
이처럼 강남이나 서울 일부 단지들의 호가가 2~3억원 빠지는 반면 수도권 아파트들이 3~4억원 오르면서 가격 차이가 줄어들자 급매물을 노리는 수요도 늘고 있다. 실제 지난주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급매물이 10여 건 거래되기도 했다. 이 단지의 전용면적 76㎡ 기준 18억~19억원 선이다. 최근 재개발, 재건축으로 뜨거워지고 있는 성남 재개발 물건을 매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춘란 오비스트 본부장은 “경기 남부의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일부 거품이 빠지거나 추가 상승이 어려운 반면 강남은 크게 가격 하락이 없을 것으로 보여 강남 진입을 시도하는 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