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멈춘 숨소리 겁나요

잠을 자고 일어나도 피곤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수면의 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잘 때 무호흡이 나타나기 때문에 피로에 시달리게 된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신원철 교수는 20일 "코골이가 심하거나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며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한 비만과 고령화로 인해 노인 인구의 증가, 습관적인 잦은 음주와 흡연, 현대인의 스트레스 등이 수면무호흡증의 증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발생 높여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낮에는 숨 쉬는 데 문제없지만, 잠에 들면 숨이 막혀 컥컥 대는 증상을 말한다.

수면 중에 혀뿌리가 있는 상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10초 이상 숨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이나 숨을 얕게 쉬는 수면저호흡 증상이 한 시간 동안 5회 이상 나타나면 수면무호흡증에 해당한다.

신 교수는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은 잠자는 중에 혀뿌리가 늘어져서 기도를 막히면 이를 신경센서가 감지해 뇌를 깨워 다시 숨을 쉬도록 하고, 이후 다시 잠들면 다시 막히는 것이 잠자는 동안 계속 반복하게 된다"며 "깨어난 뇌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해 몸을 깨우게 되면서 잠을 자도 몸은 계속 긴장하고 일을 하는 상태가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또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 심근경색, 부정맥 등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면무호흡증이 있을 때마다 뇌가 깨어서 숙면을 취할 수 없기 때문에 낮 시간에 졸음을 유발하고 피로로 인해 업무에 지장이 발생할 수 있다. 불규칙한 호흡이 뇌의 산소 공급을 방해하고 혈중 산소포화도마저 떨어뜨리게 돼 심장의 박동이 증가하고 혈당이 높아지므로 다양한 질환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

실제 심한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이 크게 증가했다.

서울시 보라매병원 신경과 구대림 교수는 "연구를 통해 렘수면 동안 수면무호흡이 심한 환자일수록 고혈압과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을 함께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편안한 수면을 방해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인 만큼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조기에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수면다원검사로 진단 후 양압기 사용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 파악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수면다원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 장애 진단을 위한 표준검사로 센서를 부착해 수면 중 뇌파·호흡·산소포화도·심전도·움직임 등의 다양한 생체신호를 모니터링한다. 이를 통해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의 증세를 객관적으로 감별해 중등도 이상의 증상과 합병증이 있는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다양한 치료를 제공하게 된다.

성인의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은 대부분 구조적 문제보다는 대부분 잠잘 때만 기도가 막히는 기능적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수술적 치료보다는 양압기 치료를 우선 고려한다. 양압기 치료는 지속적으로 일정한 압력을 바람을 넣어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도의 공간이 좁아지는 것을 방지해 수면 중에도 호흡을 원활하게 하는 치료다.

최근에는 양압기 치료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종류에 따라 2만원 미만의 자기부담금으로 치료를 할 수 있게 됐다. 건강보험을 적용받아 양압기를 사용하려면 다음 2가지 기준 중 1가지를 만족하면 된다.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된 경우 수면다원검사(Leve I) 결과에서 무호흡-저호흡 지수(AHI)가 15 이상이면 된다. 또 경도의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된 경우 수면다원검사 결과에서 무호흡-저호흡 지수가 5 이상 15 미만에는 불면증, 주간졸음, 인지기능 감소, 기분장애, 고혈압, 빈혈성 심장질환, 뇌졸중 기왕력, 산소포화도 85% 미만 중 하나의 증상이나 합병증 또는 심각한 수면다원검사 결과가 동반된 경우에 적용받을 수 있다.

양압기는 크게 지속형(CPAP), 자동형(APAP), 이중형(BiPAP) 양압기로 구분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가장 적합한 양압기를 처방한다.

양압기 건강보험 적용 연장 여부는 양압기 사용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처방 후 90일까지 순응 기간에 30일 중 하루 4시간(12세 이하는 3시간) 이상 사용한 날이 21일 이상인 경우이다.

해당 기준을 만족하는 경우 최장 180일까지 건강보험 연장이 반복적으로 가능하다.

[e-mail]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