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급등·일방취소도 모자라…마스크 대신 '과자봉지' 배송

      2020.02.27 15:56   수정 : 2020.02.27 16:23기사원문
경남 진주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온라인 중고물품 거래장터에서 마스크를 구매했으나 약속된 물품을 받지 못했다. 김씨가 받은 택배 상자에는 마스크 대신에 먹다버린 과자봉지와 헌 가방이 들어있다(독자 제공) 2020.02.27/뉴스1 © 뉴스1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27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마스크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걸려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판매한 마스크 960매는 30분 만에 매진됐다.

2020.2.2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경남 진주에 거주하는 김모씨는(31)는 일주일 전 온라인 중고물품 거래 장터에서 마스크를 주문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KF94마스크 대형과 소형을 장당 1800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총 650장을 주문했지만 집에 도착한 건 마스크가 아닌 먹다 버린 과자 봉지와 헌 가방이었다.


김씨는 "판매업자가 '요즘엔 정말 판매사기가 많다'면서 송장을 받고 입금을 하라는 조언까지 해줬다. 송장을 받고 입금을 했는데 택배상자를 받고 어이가 없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김씨가 마스크 650장을 주문하면서 판매업자에게 입금한 금액은 총 97만5000원. 김씨는 자신이 대량주문을 하려 하자 판매업자가 금액을 깎아주는 선심까지 보였다고 말했다.

택배를 받은 김씨는 사기임을 알아챘고 곧바로 판매업자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회신이 오지 않았다. 사이트에 적힌 연락처는 '없는 번호'로 확인됐다.

세 자녀를 둔 그는 "친척에도 어린 아이들이 많아서 가족이 함께 쓰려고 마스크를 함께 쓰려고 넉넉하게 주문했는데 이런 일을 당해서 화도 나고 당황스러웠다"며 이같은 피해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날로 확산하면서 김씨의 사례처럼 마스크 판매 사기가 급증하는 추세다. 마스크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가격이 뛰자 이 틈을 타 차익을 노리려는 악덕 판매업자가 늘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최근 조사한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등에서 판매되는 성인용 KF94 마스크 1개당 평균가격은 3575원(14일 기준)으로 2주 전의 3148원보다 13.6% 올랐다. KF80 마스크 가격은 3099원으로 2주 전 2663원과 비교해 16.4% 껑충 뛰었다. 2018년 4월 가격과 비교해보면 KF94는 202.5%, KF80은 183.5% 치솟았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마스크를 구매했으나 물품을 받지 못했다', '마스크 구매를 일방적으로 취소당했다' 등 마스크 구매와 관련한 피해 사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1월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상담 사례를 분석한 결과 '보건·위생용품'의 상담사례가 전월대비 1153.7% 폭증했다. 보건·위생용품의 경우 전자상거래를 통해 구입한 마스크의 배송지연 및 구매취소 관련 소비자 불만이 많았다.

마스크를 둘러싼 시민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자 경찰은 마스크 관련 판매사기를 엄중 대처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경찰은 지난 23일 기준 마스크 판매사기와 관련해서는 810건이 수사 중이며, 이중 18건을 검거했고 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특히 사안이 중대한 사건에 대해서는 지방청 사이버수사대, 경찰서 등 12개 관서가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서울 용산경찰서는 '마스크를 구해주겠다'며 돈만 받고 잠적한 중국 국적의 30대 A씨를 사기혐의로 구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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